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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박물관의 지혜를 배워라

신오덕 2006. 7. 26. 13:21

 

 

 

[일사일언] 박물관서 퍼즐게임을

 

 


박물관에 갈 때면 관객의
 
반응을 유심히 보게 된
 
다.
 
 
숙제를 위해 설명문을 그
 
대로 베끼는 아이와 부모
 
님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저건 얼마짜리인가’ 관심을 갖는 분도 있을 것이
 
다.
 
 

 

직업이 ‘땅꾼’(고고학도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부

 

른다)인 탓인지, 필자는 유물의 경제적 가치보다

 

는 ‘저 유물이 어떻게 쓰였을까’에 관심을 갖는다.

 

 

 

많은 분들이 발굴을 ‘유물을 찾는 행위’로 인식한

 

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류에서 묘사된 것처럼 말이

 

다.

 

 

 

하지만 고고학은 유물(혹은 파편)을 통해 유적을

 

찾고, 다시 그 유적에서 유물이 왜 그곳에 놓이게

 

됐는가를 규명하는 학문이다.

 

 

발굴현장에서 유물찾기는 조사의 한 과정일 뿐,

 

결과나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이나 언론에서는 대부분의 시선이

 

유물에만 집중된다.

 

 

유물을 포함한 구조물(=유구)이 어떻게 생겼는가

 

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 홍지윤 중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팀장

 

물론 ‘괜찮은’ 유물을 발굴한다

 

는 것은 꽤나 신나는 일이다.

 

 

 

고학자 역시 유물에 매료돼

 

주변을 인식하지 못할 때도 종

 

종 있다.

 

 

그러나 유물의 진정한 가치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문화상)을

 

반영한다는 데 있다.

 

 

‘재화’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유

 

물이 그곳에 있게 된 원인, 혹은

 

어떤 의미로 그 자리에 놓이게 됐는가를 밝히는

 

과정이 진정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고학은 잃어버린 조각을 되찾는

 

‘퍼즐 게임’인지도 모른다.

 

 

이제 방학이다.

 

 

에어컨 시설도 ‘빵빵한’ 박물관에서 가족 피서를

 

즐겨보실 것을 권한다.

 

 

돈도 얼마 들지 않고, 학습 효과도 그만이다.

 

다만 유물을 관찰할 때, 많은 의심을 하면서 잃어

 

버린 조각을 찾는 습관을 들이시기를 바란다.

 
홍지윤 중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팀장
입력 : 200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