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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과 충청도 사람은 신중하다

신오덕 2006. 11. 4. 16:27

 

[조용헌살롱] 반기문과 충청도

 


▲ 조용헌
충청도 말은 느리다. “돌-굴-러-가-유”라고 말
 
하는 사이에 벌써 돌은 굴러가서 떨어지고 말
 
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충청도 말은
 
느리다.
 
왜 충청도 사투리는 이처럼 느린 것인가.

 

충청도 말투가 느린 이유에 대해서 가장 설득

 

력 있는 해석이 ‘고구려·백제·신라’ 설이다.

 

충청도 지역은 한반도의 중원(中原)에 해당하

 

기 때문에 삼국이 각축을 벌이던 요충지였다.

 

어떤 때는 고구려가 지배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백제가 지배하다가, 다시

 

신라가 점령하였다.

 

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연히 그 처신이 신중해지

 

지 않을 수 없다.

 

함부로 입장 표명을 했다가는 당장에 불이익이 돌아온다.

 

처신을 신중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이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고, 말이 신

 

중하기 위해서는 말을 느리게 해야 한다.

 

말을 천천히 하다 보면 그 사이에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다.

 

충청도 사람들은 처신이 모나지 않고 신중하다.

 

한국정치사에서 1970년대 이후 계속해서 영·호남이 육박전(?)을 벌일 때

 

충청도는 그 사이에 있었다.

 

영남의 화기(火氣)와 호남의 수기(水氣)가 대립할 때 충청도는 양쪽을 중

 

재하는 목기(木氣)의 역할을 하였다.

 

‘수생목(水生木)이요, 목생화(木生火)’의 이치이기 때문에 목(木)은 수화

 

(水火)를 소통시키는 기능을 한다.

 

나무가 있어야만 물과 불이 부딪치지 않고 순환상생(循環相生)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목(木)의 역할을 ‘통관용신’(通關用神)이라고 부른다.

 

‘도덕경’(道德經)에서 ‘삼생만물’(三生萬物·3에서 만물이 나온다)이라고

 

한다.

 

유독 ‘3’이라는 숫자를 강조한 이유도 가운데에 있는 중재자의 역할을 주

 

목했기 때문이다.

 

삼남(三南)의 가운데이자 중재자는 바로 충청도다.

 

그래서 그런지 코미디언 가운데 충청도 출신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이 있다. 충청도 사투리는 영남도 웃길 수 있고, 호남도 웃길 수 있다.

 

충(忠)이라는 글자를 분석하면 가운데 ‘중’(中)에 마음 ‘심’(心)이다.

 

“가운데에 있는 마음”이 바로 충(忠) 아닌가!

 

반기문 차기 UN 사무총장은 충청도 출신이다.

 

충주고(忠州高)를 다녔다고 한다.

 

UN 사무총장 일도 따지고 보면 ‘중심 잡는’ 일이다.

 

‘북핵’이라는 민족의 위기에서 ‘충’(忠)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입력 : 200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