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당신의 희망을 쏘면 행복합니다 본문

행복

당신의 희망을 쏘면 행복합니다

신오덕 2007. 1. 3. 21:32

 

 

[여기 어때!] 겨울바다 등대여행,

 

외로움 녹인빛 희망을 밝히다

 










시작은 늘 새롭다. 한해의 출발점에 선 이즈음엔 더욱 그렇다. 지난날 아쉬움을 뒤로하고 고즈넉한 겨울바다를 찾아 마음을 새롭게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낭만과 추억이 깃든 등대가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다. 시인 이생진은 등대를 ‘외로운 사람의 우체통’이라 표현했지만 보는 이에 따라선 구원과 희망의 상징이다. 망망대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줄기 빛은 길 잃은 뱃사람에게 생명의 빛이요, 방황하는 현대인에겐 인생의 지침으로 비유되기 때문이다. 바닷길이 열리는 육로의 끝에 우뚝 선 등대는 주변경관 또한 절경. 겨울바다 낭만을 만끽하며 희망의 등불 아래에서 새해를 설계해보는 것도 제법 감동적이다. 정해년 벽두에 찾아볼 만한 경남지역 3곳의 등대를 소개한다.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간절곶은 동북아 대륙에서 새천년을 가장 먼저 맞이한 곳이다.
국립 천문대새천년준비위원회가 ‘2000년 1월1일 오전 7시31분17초’ 새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로 공포함에 따라 유명해진 등대다. 울산지역 읍지에도 ‘울산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의 새벽이 온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바다에서 보면 긴 막대기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 붙여진 간절곶은 작은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등대가 들어선 해안은 느린 경사의 언덕. 그 언덕에 그림 같은 등대가 서 있고 아래에는 장승과 기념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됐다는 신라충신 박제상 부인의 석상까지 서 있다. 높이 5m의 세계에서 가장 큰 우체통과 황금돼지상은 이곳의 명물.

1920년 3월 처음 불을 밝힌 이래 80년을 하루같이
울산항을 드나드는 배의 항로를 비췄던 간절곶등대는 유명세를 탄 이후 2001년 새로 세운 것. 새 등대 옆에는 과거에 불을 밝혔던 꼬마 등대가 서 있다.

▲찾아가는 길:삼산→공업탑→간절곶/시외버스(부산→해운대행) 공업탑→
진하해수욕장간절곶 /경부고속도로→울산고속도로→남부순환도로→진하해수욕장→간절곶/울산공항→울산역→여천공단입구→청량면 덕하→진하해수욕장→간절곶

▲주변 볼거리:진하해수욕장, 외고산 옹기마을, 신불산억새평원 등

▲문의:간절곶항로표지관리소 (052)239-6313

울산시 동구 일산동 울기(蔚埼)는 태백산맥의 끝 자락 방어진 반도에 꼬리를 감춘 곳. 기암괴석의 바위가 절경을 이뤄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이곳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1906년 3월이다. 국내에서는 3번째로 세워져 올해로 101년째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등대는 6m 높이의 8각형 모양새다.

이곳은 조선시대 말을 기르던 목장터였다. 등대로 향하는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해송숲. 러·일전쟁 이후 해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인공적으로 1만5000그루의 해송림을 조성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고, 등대 주변 해송이 하늘을 감싸 안아 등대불이 보이지 않자 1987년 기존 위치에서 바다 쪽으로 50m 앞에 촛대모양의 새 등대를 만들었다. 신·구 등대가 나란히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다정하다.

등대가 자리한 곳은 대왕암공원 내 벼랑 끝. 등대로 향하는 길섶에는 타래붓꽃, 수선화, 해당화, 해국 등의 야생화가 외지인을 반기고 봄이면
왕벚나무가 터널을 만들어 장관을 이룬다.

등대를 지나 계단을 내려서면 문무대왕의 호국영령이 서려 불그스름한 기운을 띤 대왕암. 에메랄드빛 하늘과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이 감동적이다.

▲찾아가는 길:고속·시외버스터미널→남목→울기등대/시외·고속버스터미널→울산역→명촌교→아산로→문현삼거리→방어진→울기등대/울산공항→아산로→문현삼거리→방어진→울기등대

▲주변 볼거리:주전해안 몽돌해수욕장, 대왕암 공원,
일산해수욕장

▲문의:울기항로표지관리소 (052)251-2125

부산시 강서구 대항동에 속한 가덕도는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한 섬이다. 가덕도는 조선 중종 39년(1544년) 해상교류 및 군사적으로 중요시 된 곳. 당시 이곳에는 가덕진과 천성진을 설치, 임진왜란 때는 치열한 격전장, 현재는 진해만으로 들어가는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곳에 등대가 세워진 것은 1909년. 90여년간 뱃길을 인도해 오다 2002년 새로 지어진 등대에 임무를 내줬다. 구 등대는 현재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됐고, 해양수산부에서 영구보존 시설로 지정해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팔각형 모양새의 새 등대는 높이가 40.5m. 국내에서 두번째로 높은 등대다. 해수면에서부터 72m 높이의 벼랑 끝에 우뚝 선 등대는 대양으로 진출하는 선박 모양새에 부산신항만의 역동적 이미지를 담아 위풍당당하다.

국내에서는 제일 먼저 조명등을 설치해 밤에도 등대의 모습을 또렷이 볼 수 있어 명물이 된 가덕도등대는 등명등이 있는 꼭대기에 오르면 인근 거제도와 통영, 진해, 마산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가덕도 등대 주변은 군사보호구역이다. 이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아 해양수산부 산하 가덕도 등대 홈페이지(www.gaduckdolighthouse.go.kr)를 통해 미리 신청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찾아가는 길:(시내버스)남포동 남포문고 앞→녹산 선착장 외항포→가덕도 등대-정기도선 1일 6회-녹산 선착장 선외기 이용→등대 선착장.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하며 운행시간은 2시간 간격, 소요시간은 1시간. 대인기준 편도 2400원.

▲주변 볼거리:
대원군 척화비, 국군23용사 충혼비, 천성진성, 봉수대, 동백군락지, 외양포 포진지 등

▲문의:가덕도항로표지관리소 (051)971-9710

〈부산·울산|글·사진 윤대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