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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복생어미의 삶을 배워라

신오덕 2007. 1. 5. 12:18

 

 

  • [만물상] 새해
  •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tjoh@chosun.com
  • 입력 : 2006.12.31 22:50 /
  • 수정 : 2006.12.3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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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히스테리아 시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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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나’ 얘기가 나온다. 시베리아 농부들이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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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는 병이다. 농부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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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우는 해를 매일매일 보며 들에서 일하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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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날 속에서 무언가 뚝하고 끊어져 버린다.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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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는 괭이를 내던지고 하염없이 서쪽으로 걸

    •  

    • 어간다. 걷다 멈추는 순간 그대로 쓰러져 죽는

    •  

    • 다. 농부가 견뎌내지 못한 것은 지겹게 되풀이

    •  

    • 되는 일상이었을까. 일상에 큰 획을 그어 주는

    •  

    • 새해가 없다면 이 죽음의 병은 시베리아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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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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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해가 솟아도 새해는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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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꿈꿀 수 있다는 건 새해가 주는 선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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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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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낭트 사람들이 늙는 게 진절머리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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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며 새해를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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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나 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난 97세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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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니스트 앨리스 조머는 나이 들수록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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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씩 더 행복해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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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세상을 다른 태도로 보게 되고 삶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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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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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방과 음악, 책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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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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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대에 누워 창 밖 나무만 봐도, 아침에 새소

    •  

    • 리만 들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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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아름다운 곳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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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도 좋은 점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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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새해라면 또 한 살 나이 먹는 것도 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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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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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한 해가 또다시 탈진과 후회로 끝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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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 가족과 함께 가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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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3년 영국 서머랜드호텔에 불이 나 51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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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400여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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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0여 투숙객 중에 가장 무사한 그룹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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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리 온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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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이 나자 가족의 67%가 함께 움직였지만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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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들은 75%가 각자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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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떨어져 있던 가족들도 아수라장에서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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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 무사히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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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흩어졌던 친구들이 서로 찾아 헤맨 경우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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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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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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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정호승은 “오늘이 지나면 다시 못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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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처럼 가족을 대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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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가족이 미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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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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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나 가족은 언제까지나 미움과 원수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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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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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현관문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서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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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히 못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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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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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은 다른 집 마당에서 찾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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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은 어쩌다 있을까 말까 한 큰 행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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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일어나는 작은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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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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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은 보잘것없는 데서 난다(福生於微)’고 했

    •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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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의 일에 만족하면 그 자리가 선경(仙境)이

    •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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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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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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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것이라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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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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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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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둡고 찌든 한 해 불살라버리고 새 해가 솟았

    •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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