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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상대를 알아야 성공한다

신오덕 2009. 2. 26. 18:37

박지성이 반드시 넘어야 할 한계

 

 

[축구공화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08/0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원정 1차전에서 우승후보 인터 밀란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차전의 무승부는 원정팀에 실점하지 않은 인터 밀란과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맨유가 모두 불만 없는 경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선발 출전해 후반 38분까지 경기를 소화한 박지성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자신의 팀 내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임과 동시에 남은 과제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박지성 역시도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고, 영국의 < 스카이스포츠 > 도 박지성에게 평점 6점을 부여하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맨유 4관왕의 열쇠, 박지성

 

이 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긱스,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와 함께 2선에 섰다. 베르바토프가 최전방에서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는 동안 박지성, 호나우도, 긱스가 활발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중원에서는 플레쳐와 케릭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맨유가 경기를 지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 1골 1도움만을 기록 중인 박지성은 이 날도 몇 차례 찬스를 놓쳤다. 워낙 인터 밀란의 골키퍼 훌리우 세자르가 신들린 방어를 보여준 탓도 있었지만 아슬아슬하게 발이 볼에 닿지 않아 골 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루니가 없었던 최전방은 파괴력이 떨어졌다.

 

 맨유 특유의 유기적인 패싱 게임은 상대를 움츠러들게 했지만 그 움츠러든 틈까지 파고들어 골을 넣을 힘은 부족했다. 그 틈을 열수 있었던 몇 번의 찬스가 호나우도의 헤딩 슈팅과 박지성의 문전 쇄도였지만 마지막 순간 볼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맨유가 대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원정 경기임에도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에 박지성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에 성실하게 임했고 전방 압박과 후방 수비 가담 등 나무랄 데 없는 경기를 펼쳤다.

 

올 시즌 들어 부쩍 중요한 경기에 중용되고 있는 박지성이다. 그만큼 박지성을 기용할 때 경기력이 안정되고 공격진의 유기적인 패스가 매끄러워 믿음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팀 내 경쟁 상대인 나니에 비해 폭발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90분의 경기 흐름과 11명의 움직임에 박지성은 분명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무리와 과감성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역습 상황에서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하지 못하고 볼을 돌리는 장면, 마무리 슈팅을 날려야 하는 순간에 부정확했던 타이밍은 박지성의 시즌 2호 골을 막아섰다.

 

지난 시즌 개인상을 휩쓴 호나우도가 집중적인 마크를 받으면서 박지성에게 전달되는 골 찬스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상대 팀이 디펜딩 챔피언 맨유를 상대하기 위해 몸을 잔뜩 움츠리는 탓에 전체적인 골 기회는 줄어들고 있어 박지성에게 경기 중 몇 차례 전달되는 골 기회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4관왕을 노리는 맨유는 남은 3개월 동안 줄줄이 큰 경기를 치러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칼링컵 결승전, FA컵, 챔피언스리그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

 

큰 경기에 중용되고 있는 박지성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주어진 찬스를 골로 연결시킨다면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다.

 

그러나 골 가뭄이 계속된다면 정작 중요한 순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 카드 대신 극단적인 수비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박지성의 공격 포인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