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열정으로 성공한다

 

 

 

故김흥기,연예계에 남긴 큰 족적·의미?

마이데일리 | 배국남 | 입력 2009.03.07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대학 강의도중 6일 김흥기(63) 선생님의 비보를 전해 듣는 순간 안타까움과 함께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문병을 다녀온 중견 연기자 홍순창씨의 간절한 바람과 선생님이 쓰러지던 날의 모습입니다.

선생님과 함께 30여년을 함께 연기해온 홍순창씨는 4년째 의식불명인 선생님의 문병을 다녀온후 "부인과 자식등 가족들의 김흥기씨에 대한 간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그 정성이 하늘을 감복시키고도 남을 정도다. 제발 하늘도 가족과 팬들, 동료 연기자들의 바람을 들어서 김흥기씨가 깨어나는 기적이 일어나 브라운관을 통해 다시 연기하는 모습을 봤으면 한다.김흥기씨 제발 깨어나세요. 함께 연기 합시다"라는 간절한 당부를 했었습니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동료 연기자, 팬들의 간절한 회복의 기원을 뒤로 한 채 선생님은 쓰러진지 5년 만에 결국 하늘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저는 2004년 1월 31일 서울 대학로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출연하는 연극 '에쿠우스'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던 중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김흥기 선생님께서 공연을 끝낸 뒤 뇌졸증으로 쓰러져 혼수상태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 빠른 회복을 빌며 발길을 돌아서며 선생님에 치열한 연기열정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연기를 당분간 볼수 없을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일줄 몰랐습니다. 선생님은 가족들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5년동안 깨어나지 못하고 수많은 팬들의 회복의 바람을 뒤로 한 채 6일 하늘로 향했습니다.

선생님은 1968년 극단 실험극단 입단을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해 1972년 민예극단 창단하는 등 공연계의 대선배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1972년 MBC 드라마 '집념'을 시작으로 드라마 특히 사극에서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정확한 대사 연기와 표정, 액션 연기로 선생님 자체가 연기의 교과서이자 연기의 사표 역할을 하셨지요. 지금도 선생님의 연기가 빛나던 '용의 눈물''제국의 아침''무인시대'등 수많은 사극이 떠오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팬들은 연극에서나 사극을 비롯한 드라마에서 김흥기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감동을 했고 너무나 자연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빛나는 연기, 그리고 무엇보다 정확한 대사 연기에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동료 연기자와 후배 연기자들에게 있어 선생님은 단순한 연기자가 아니라 위대한 연기 스승 그 자체였습니다.

홍순창씨는 "김흥기씨는 사극 연기뿐만 아니라 현대극에서 그만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동료 연기자로부터 찬사를 많이 받았어요. 그의 대사는 교과서라고 할만큼 정확했고 후배 연기자들의 연기교본 역할을 할 정도로 훌륭한 배우입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또한 '태조왕건'의 주연으로 캐스팅될 때 선생님으로부터 연기지도와 조언을 듣고 격려를 받아 사극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최수종은 "전 김흥기선생님에게 많은 빚을 졌어요.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태조왕건'에 출연 준비를 할때 김선생님이 사극 연기를 일일이 지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김흥기 선생님은 국어교사 출신으로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 대사에서부터 표정, 액션 연기가 물 흐르듯 하셨지요"라고 했습니다.

요즘 일부 연예인중 대중매체와 연예기획사들의 마케팅력으로 스타로 부상했지만 부족한 연기력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주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또한 이윤추구의 논리로 등장한 엔터테이너라는 미명하에 가수로의 인기만을 생각하고 연기력의 기본조차 갖추지 않은 연예인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 연기력 부재를 보이는 경우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김흥기 선생님의 진정성이 묻어나고 완벽한 연기의 상실은 연예계의 큰 손실이 아닐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연기의 대가이신데도 취재를 할 때 저에게 이런 말을 하셨지요. "아직도 연기를 잘 몰라요. 하지만 공부하고 부단히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검증 받고, 브라운관에서 제 자신을 시험하지요"라고.

연기에 대한 열정, 연기에 대한 순수함과 겸손함, 그리고 빼어난 연기력으로 한국 연극과 드라마의 지평을 확대하신 김흥기 선생님의 영원한 부재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제 하늘나라에 가셔서 연기에 대한 사랑과 빼어난 연기를 원없이 펼치시기 바랍니다. 명복을 빕니다.

[6일 유명을 달리한 위대한 연기자 고 김흥기. 사진=곽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