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가 전립선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수 년 동안 전립선암을 비롯한 암 환자 발생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
"암, 아는 만큼 이깁니다!"
부일건강교실(051-461-4437)이 올해는 인제대 해운대백병원과 손을 잡고 암(癌)을 샅샅이 파헤친다. 오는 14일부터 12월 12일까지 짝수 달의 둘째 주 목요일 오후 2시 부산일보사 10층 소강당에서 강좌가 진행된다. 일정은 오는 14일 갑상선암, 4월 11일 유방암·전립선암, 6월 13일 위암, 8월 8일 폐암, 10월 10일 대장암, 12월 12일 간담도암 등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7대 암을 다룬다. 부산일보사가 유력한 병·의원과 손을 잡고 건강 관련 정보를 제공해온 부일건강교실이지만, 이처럼 암을 연간 주제로 잡고 전면적으로 다루기는 처음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 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병
암은 이미 우리 사는 형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생뚱맞은 병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0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1999∼2010년 10여 년 동안 암을 진단받고 2011년 1월 1일 현재 생존하고 있는, 암유병자가 96만 654명으로 집계됐다. 우리 주변에 암환자가 100만 명이나 있다는 이야기다.
부일건강교실·해운대 백병원
한국인 발병 '7대 암' 강좌
짝수 달 둘째 주 목요일 개최
첫회 주제는 '갑상선암'
2009년 이후 발병률 1위
14일 오후 부산일보 소강당
암 진단을 받는 사람도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1999년 한 해 동안 암 발생자는 10만 1천32명(남성 5만 7천594명, 여성 4만 3천438명)으로 등록됐다. 그러던 것이 2005년에는 14만 6천504명(남성 7만 9천542명, 여성 6만 6천962명)으로 늘어나더니 2010년에는 20만 2천53명(남성 10만 3천14명, 여성 9만 9천39명)으로 집계됐다. 10여 년 동안 꼭 배 증가한 것이다.
암 발생자가 이처럼 급증한 데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실제 암 발병 자체가 늘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전에는 모르고 넘어갔던 것을 최근 암 검진 시스템의 발달로 새롭게 발견된 환자가 늘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살아가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중앙암등록본부는 이에 대한 통계도 내놓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세. 보통 사람이 그 나이까지 산다고 봤을 때 암 발생 확률은 36.4%로 조사됐다. 3명 중 1명 꼴로 암에 걸리는 셈이다. 남성은 더 위험하다. 여성(평균 수명 84세)은 33.3%인데 비해 남성(평균 수명 77세)은 37.6%로 나타난 것이다. 결국 암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율 1, 2위를 다투는 갑상선암(왼쪽 사진)과 위암. |
암을 다룰 올해 부일건강교실은 첫 회 주제로 갑상선암을 잡았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지난 2008년까지 국내에서 부동의 발생율 1위 암은 위암이었다. 그런데 2009년부터는 갑상선암이 1위로 올라섰다. 2010년의 경우 전체 암 발생자 가운데 갑상선암 환자가 17.8%로 가장 많았다. 위암이 14.9%로 2위였고, 대장암(12.8%), 폐암(10.3%), 간암(7.9%), 유방암(7.1%), 전립선암(3.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갑상선암은 증가 폭도 커서 1999년 이후 매년 25% 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갑상선암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갑상선암의 단초는 갑상선 결절이다. 갑상선에 혹같은 게 생기는 것이다. 내분비계에서는 매우 흔하게 보는 질병으로,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김미경 교수는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 없이 초음파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결절의 5~10% 는 갑상선암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갑상선암의 치료는 갑상선 절제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상태에 따라 갑상선 전체 또는 일부를 잘라내게 된다. 갑상선 주변에는 미세하고 복잡한 구조물이 많다. 섬세한 손놀림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화된 의사에 의해 수술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주목받는 게 최소침습수술이다. 목 부위에 흉터가 남는 절개창을 내지 않고, 상처가 잘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같은 부위에 내시경이나 로봇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최신의 수술법이긴 한데, 해운대백병원 갑상선·두경부 외과 배동식 교수는 "아직까지는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이견이 있다"며 "이런 최신 기구를 이용한 수술방법 결정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른 암에 비해 갑상선 암은 치료효과가 좋아서 생존율이 높고 재발율이 적은 암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놓치기도 쉽다는 점이다. 잦은 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사진 제공=인제대 해운대 백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