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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의 유언을 집행하라

신오덕 2013. 11. 6. 10:31

[매경춘추] 동북아와 미국
기사입력 2013.10.30 17:53:31 | 최종수정 2013.10.30 19:41:02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가 화두다. 동북아에는 미ㆍ중 각축이 미칠 화를 우려하고 역외국 미국과 동북아의 관계를 의문시하는 시각이 있다.

답은 근세사로부터 찾을 수 있다. 동북아의 오늘은 지난 세기 외부 충격과 대응의 산물이고 여기에 미국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첫째 충격은 식민주의다. 19세기 서구가 진원지인 식민주의는 동북아에 존망의 위협이었다. 일본만이 이에 적응하여 식민국가가 되며 한국은 식민지가, 중국은 반식민지가 된다. 당연히 저항이 일어났고, 민족주의가 그 구현이었다.

둘째는 공산주의다. 소련을 진원지로 하는 공산주의는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 도구로 도입되었다. 중국은 내전을 거쳐 공산화되고, 한반도는 소련군의 진주로 절반이 공산화된다. 동북아는 양분된다.

셋째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다. 미국을 진원지로 하는 이 조류는 미국의 참전으로 도래하며, 종전 후 한ㆍ일에 도입된다. 이에 대한 공산권의 대응이 6ㆍ25다. 이후 동북아는 친공ㆍ반공 대결로 점철된다.

식민주의 시기 미국은 상대적으로 선의의 제국이었다가 일본 식민주의를 패망시켜 호의를 얻고 동북아에 진출한다. 이어 공산주의를 저지하고, 6ㆍ25 및 한ㆍ일과 동맹을 통해 개입을 심화한다. 이후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양하며 한ㆍ일의 정치 경제 기적을 지원하고, 중국의 개방과 탈냉전에도 큰 역할을 한다. 열린 미국시장이 동북아의 비약적 성장에 기여한 것도 인정된다. 이제 시장경제는 동북아의 공유가치다. 이처럼 동북아와 미국의 연관은 깊고 대체로 호혜적이었다.

그런데 동북아는 앞의 역사 경험으로 민족주의, 과거사, 냉전 잔재 등 대립소지를 안고 있다. 누군가의 안정자 역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미국 없이, 공동체 의식이 약한 역내 국가만으로 조화로운 질서를 만들 수 있을지, 중화질서를 겪은 중국이 새 질서를 어떻게 개념 지을지, 중화질서 최변방 일본의 침탈을 받은 한ㆍ중이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어찌 볼지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라비아 상인의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 이웃 양을 보태듯, 미국 요소를 대입하면 풀어가기가 좀 더 수월해 보인다. 그러므로 동북아와 미국은 서로 필요로 하며, 동북아에는 미국을 활용할 실익이 있다 할 것이다.

[위성락 주러시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