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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콤플렉스를 이겨야 생존한다

신오덕 2013. 12. 23. 16:06

<직장 스트레스 얼마나 심했으면…>입사 1주일 20대女, 술 못마신다 핀잔에…

지난 19일 밤 12시쯤, 112센터에 “직장 회식 중에 여직원이 자살하려 한다”는 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자살 시도자의 직장 동료인 신고자는 “회식 자리에서 같은 회사 직원 A(여) 씨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연락을 해서 어디냐고 물었더니 (A 씨가) ‘자살하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신고자와의 통화기록 등을 통해 A 씨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여의나루역 부근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우태곤 경사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그러나 A 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하필 이날은 눈보라가 날려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날이었다. 순찰차 4대와 경찰관 9명이 출동해 주변을 샅샅이 뒤진 결과 마포대교 중간에서 난간을 붙잡은 채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한강을 쳐다보고 있는 A 씨를 겨우 발견했다.

이곳은 바로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지난 7월 투신한 곳이었다. 곧 다리 밑으로 떨어질 것 같은 자세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우 경사가 A 씨에게 말을 걸었지만 A 씨는 묵묵부답인 상태로 버텼고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래인 민새롬(여·26) 순경에게 대화를 시도하게 했다.

민 순경의 설득에 10분 만에 난간에서 내려온 A 씨는 경찰서 지구대로 와서도 침묵을 지키다 집에서 급히 달려온 어머니의 얼굴을 보자 1시간 만에 입을 열었다.

A 씨는 “이날 회식을 하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이유로 핀잔을 듣고 자살 시도를 하게 됐다”며 “평소 술이 약하다는 게 콤플렉스였다”고 털어놨다. 술자리가 괴로웠던 A 씨는 이날 회식 도중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귀하게 자라서 저런다”며 “사회 생활을 하려면 술도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비관 상태에 빠져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신원 확인 등의 기초 조사를 마친 뒤 바로 귀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사한 지 1주일밖에 안 된 사회 초년병의 잘못된 선택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