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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는 노력을 하라

신오덕 2014. 10. 22. 15:38

[매경춘추] 열린 채용, 그 본질
기사입력 2014.10.21 17:41:04 | 최종수정 2014.10.21 17: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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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에서 소위 `열린 채용`이 화제가 됐는데 다들 큰 흐름임은 인정하면서도 막상 실행에는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가 많았다.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가 열린 채용의 본질인데, 막연히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으로 오해되는 것 같다.

필자는 신설 증권사를 경영하면서 증권업의 본질을 돈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것으로 이해하고, 고객 중심 경영을 생각하면서 직원 채용 관점을 바꿨던 경험이 있다. 과거의 금융업에는 부유한 배경이 장점이었지만, 미래에는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통찰력과 고객을 대하는 진정성이 핵심 덕목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점은 출신 배경이나 학벌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판단해 2010년 업계 최초로 열린 채용을 시도했다. 후발 주자로서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차별화된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함도 깔려 있었다.

서류전형과 실무면접까지는 이름과 연락처만 기재하되 자기소개서를 자세히 쓰게 했고, 지원자 약 5000명 중에서 100명 이내로 압축된 최종면접 대상자에게만 나이, 학력, 가족관계 등 소위 이력을 제출하도록 했다. 과거 서류전형과정에서는 학력이나 집안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었다. 그 결과 지원자의 연령대가 1992년생부터 1962년생까지 넓었고 미스코리아 출신 등 이색 경력자도 있었다.

또 사전에 50개 내외의 면접 예상 질문을 공개해 준비하도록 했고, 이유도 모르고 빈번히 낙방하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불합격자에게 그 사유를 알려주기도 했다. 그래서 불합격자로부터도 감사와 격려의 메일을 받기도 했다. 채용 후에도 신입사원들에게 소액계좌를 관리하게 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무조건 1년간 리서치 교육을 실시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소액일지라도 고객 개개인에게는 거액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열린 채용은 회사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1차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산업이나 기업의 특성에 따라 일률적으로 채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열린 채용은 기업 특성과 필요성에 따라 선택하는 것으로, 일률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형승 밸류아시아캐피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