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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시장을 잡고 부자가 되어라

신오덕 2014. 12. 15. 10:18

[사설] 아세안 인프라 건설 韓國 수주전략 철저하게 짜라
기사입력 2014.12.13 0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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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폐막한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는 한국 기업들이 역동적인 아세안 10개 회원국들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개별 정상회담을 통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내년 말 이 지역 경제공동체가 창설되면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3조달러의 거대 단일 시장이 탄생한다.

하지만 우리는 황금 시장이 될 아세안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동남아 직접투자(FDI) 잔액은 작년 말 401억달러로 전체 해외 투자의 16.7%에 이르렀지만 시장의 성장성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하다. 더욱이 일본과 중국이 막강한 자본과 외교력을 앞세워 이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박 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에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은 고속철도와 원전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서 한국 업체에 선점 기회를 줄 것처럼 발표됐지만 치밀한 전략을 짜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한국 컨소시엄이 공들여 최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미얀마 신공항 프로젝트가 일본·싱가포르 컨소시엄에 넘어가버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해양 축 정책을 통해 24개 심해 항구를 새로 짓거나 업그레이드하려 한다며 한국 기업 진출을 권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매일경제와의 대담에서 “원전이든 고속철도 사업이든 일본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에도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370억달러를 투자한 한국은 이 나라 최대 투자국이지만 고속도로와 발전소, 항만, 공항을 비롯한 4000여 개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는 대부분 일본 원조 자금이나 세계은행 자금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가진 태국 물관리 사업뿐만 아니라 130억달러 규모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고속철도 사업, 미얀마 양곤의 항만시설 재개발, 라오스 세폰3 수력발전,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해 투자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건설뿐만 아니라 금융과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우리의 기술과 자본력을 총동원한 수주전을 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을 이길 강점을 설득해야 한다. 특히 국내 금융기관들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금융과 이슬람금융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중국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이 가져다줄 재도약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