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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비즈니스 마인드로 나아가라

신오덕 2015. 6. 5. 16:29
[기자 24시] 모디 총리가 남긴 충격
기사입력 2015.06.04 17:17:38 | 최종수정 2015.06.04 17: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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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입은 회색 옷이 마침 이 회사 작업복 색깔과 똑같네요. 우리가 힘을 모아 협력하게 되면 당신이 보스(boss)고, 우리가 밑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셈입니다."(모디)

"제 성씨 최(Choi)를 외국분들은 거의 `초이`라고 발음하는데 `최`라고 정확하게 한국어 발음을 구사하시네요."(최길선)

"제 고향 방언의 문장 말미에 `췌` 발음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가 봅니다. 이것도 인연이네요."(모디)

지난달 19일 오후 5시경, 울산 방어진에 위치한 세계 최대 조선소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나눈 대화다.

당시 이 자리에 있던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모디 총리의 깜짝 발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세계 두 번째 인구대국이자 구매력평가(PPP) 기준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인도의 최고지도자가 이처럼 적극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보여주리라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대형선박을 수주하겠다며 외국 출장길에 들고나간 울산만의 흑백사진 앞에서 모디 총리는 방명록을 작성했다.

모디 총리는"무(無)에서 유(有)를 이룬 현대중공업을 잘 알고 있다. 인도에도 이런 기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허허벌판에 세계 최대 조선소를 일궈낸 정 회장과, 거리에서 차를 팔던 소년이 12억 인도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한 모디 총리의 묘한 오버랩이다.

모디 총리의 울산조선소 방문은 그 자체가 파격이었다. 같은 날 다른 대그룹 CEO들은 한참을 기다려 15분 남짓 그를 만났다. 이건 모디 총리가 내세운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서 조선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고용과 부품 국산화에 있어 조선업만 한 산업은 없다. 개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던 울산과 거제도를 떠올리면 알 수 있다.

모디 총리가 다녀간 지 딱 보름 만에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세계 1위 한국 조선의 `맏형`으로서 사기가 떨어진 조직을 추슬러 다시 진격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모디는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에 자긍심을 일깨워줬다. 또 `비즈니스를 위해서라면 총리도 직원이 될 수 있다`는 후발주자의 무서운 각오를 여실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