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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철과 신념
철공소 일을 마치고 현실를 직시하라 본문
짧아진 새끼손가락 폭염 속에 서늘한 기운이..
[포토에세이] 서울 문래동 골목에서 만난 철공소 대표오마이뉴스김민수입력2015.08.06 17:28수정2015.08.06 18:17
[오마이뉴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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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밀집지역 문래동철공소 밀집지역은 최근 예술가들이 비었던 공장을 임대해 예술창작소로 사용하면서 철공소와 예술촌의 조화를 시험하고 있는 중이다. |
ⓒ 김민수 |
철공소 골목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조금 한산하긴 했지만, 문을 연 공장마다 쇠를 나름 다루고 있었다. 크레인으로 쇠를 옮기기도 하고, 프레스로 절단하기도 한다. 쇠톱으로 자르기도 하고, 용접하기도 한다. 철공소만 밀집해 있어서 그런지 쇠가 쇠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 30분 거닐다 보니 그냥 부드러운 목재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공장 대부분이 4일까지 여름 휴가일정을 잡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공장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었다. 철공소는 대부분 개방형이었고 대형선풍기에 의존해서 작업하고 있었다. 쇠의 특성상 날카롭기도 하고 용접을 하거나 절단할 때에는 불꽃이 튀기도 하니 긴 소매 옷이 기본이다. 아예 땀을 흘리면서 일하는 것에는 이력이 난 듯했다.
철공소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먼저 인사를 나누니 그들도 화답한다. 휴가철이므로 "휴가 다녀오셨어요?"라는 질문을 하면, 어떤 방향으로든 말문이 트이기 마련이다.
"저 선풍기 하나에 의존해서 일하시려면 아주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우린 그늘에서 일하고 선풍기도 있잖아요. 뙤약볕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뭘..."
그 말에 나는 장소를 잘못 잡았다고 생각했다. 폭염에 철공소야말로 이열치열의 극치를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것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다. 어떤 작업을 하는 철공소인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었다.
1987년 문래동 골목에 몰려든 철공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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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어느 철공소의 대문, 휴가중이다.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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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그곳에서 다뤄지는 것들은 대부분 쇠, 강철이다. 그곳에서는 쇠나 강철도 부드러운 나무와 다르지 않은 듯하다. |
ⓒ 김민수 |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20, 30대 예술가들이 문래동 철공소 골목으로 하나둘 들어와 창작공간을 꾸미기 시작했다. 지하철 2호선과 연결되어 있고, 임대료가 저렴하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철공소가 쉬므로 예술창작활동이나 공연을 하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철공소와 예술공간의 동거, 그것은 현재도 불안한 동거상태인 듯하다. 골목에서 철공소를 운영하는 분들은 예술가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다시 임대료가 상승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한다. 더불어 예술문화가와 자신들의 다른 생활방식이 때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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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1987년부터 이곳에 공장을 차리고 지금껏 작업장을 지키고 있는 한상진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줄곧 철공계통에서 일해왔다고 한다. 거반 40년의 세월이다. |
ⓒ 김민수 |
"이곳 철공소 골목에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물건을 납품하는 공장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미 우리에게 하청이 떨어질 때는 3, 4단계를 거치게 되는 거예요. 규모가 작은 철공소들은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대기업에 직접 물건을 납품할 수가 없어요. 제가 직접 수작업으로 만드는 제품도 컴퓨터 작업도 가능하긴 하지만, 가격경쟁력에서 뒤지지 않으니 버틸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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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테크 공구함 문래동 철공소 밀집지역의 한진테크 공구함에는 저마다 쓰임새가 있는 공구들이 자리하고 있다. |
ⓒ 김민수 |
강철을 평생 다뤄온 사람, 그러나 그의 표정은 부드러웠고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기술을 제대로 익혀두면 평생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요. 무조건 대학에 가는 게, 대기업에 취직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자기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남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요. 저는 중학교 졸업하고 대전으로 가서 철공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덕분에 지금도 잘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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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테크 한상진 대표가 절삭작업을 하기 위해 기계들을 조절하고 있다.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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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일정한 모양을 수작업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강철을 깍아내는 과정에서 쇠는 열을 받게 되고 깍인 살에 닿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업할 때는 안전모와 긴팔옷은 여름이라도 필수라고 한다. |
ⓒ 김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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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수작업으로 동일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이 분야의 달인이 아니고선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수작업과 비교하면 고비용이라서 일감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
ⓒ 김민수 |
철공소에서 그냥 앉아 대화를 나눌 때는 그냥저냥 더운 줄을 몰랐다. 그러나 기계가 돌아가고 작업이 시작되자, 선풍기와 에어컨도 무용지물이었다.
"이 바닥서 40년... 새끼손가락 하나 다친 게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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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래동철공소 강철을 일정하게 깍는 작업은 간단해 보이지 않았다. 묵묵하게 외길을 걸어온 한상진 대표, 걸어온 그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
ⓒ 김민수 |
기계치라서 한상진 대표가 만드는 제품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설명을 해주었건만 '쇠나 목재를 자를 때 자동으로 90도 각도로 꺾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는 정도만 메모가 되어 있다.
절삭기에서 깎여나가는 쇠는 강철이었다. 제품이 완료된 뒤에서 족히 20kg 정도의 무게가 되는 큰 제품이었다. 철공소 안에는 몇 년 동안 손과 발이 되어줬을 기름때 묻은 면장갑과 신발들과 끊어낼 때 깎여나온 쇠, 각종 공구가 빼곡하다. 그 가운데 빛나는 것은 방금 절삭기에서 만들어진 제품, 철공소 한쪽을 비추는 백열전구와 한상진 대표가 웃을 때 드러나는 하얀 치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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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손 한진테크 한상진 대표의 손, 강철을 다루는 손이지만 부드럽다고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내 손은 깨끗한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을 통해 그 의미를 알았다. "손가락 하나만 다쳤거든요." 다시 보니, 그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은 반대편 손가락보다 아주 조금 짧았다. |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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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목장갑을 끼고 일을 해서 손은 깨끗하다는 말인가 싶었다. 그런데 한상진 대표가 자신의 왼손 새끼손가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바닥에서 40년 일했는데 새끼손가락 하나 다친 게 전부예요. 이 정도면 이 바닥에서는 엄청나게 깨끗한 손이죠."
철공소 골목을 돌다 프레스로 쇠를 잘라내는 작업을 하는 분들을 보았었다. 프레스에 쇠가 종잇장처럼 잘린다.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80년대 공장 실습을 갔던 선배 중에도 프레스에 손가락이 절단되거나, 그보다 험한 일을 당한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산업현장에서는 이런 식의 재해들이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의 경우에는 산재 보험 문제까지 겹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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