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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수사원을 알고 사는 사람을 찾아라

신오덕 2015. 8. 17. 12:21
[광복 70주년 아침에] 우리 안의 `긍정의 힘`을 깨우자
기사입력 2015.08.15 0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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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 올해로 어언 70년이 흘렀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광복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한창이다. 동양 격언에 `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의 공로를 잊으면 안된다`는 구절이 있다. 바로 우리가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내 나라를 찾아 편안한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것도 그 우물을 판 조상들의 독립 투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독립투쟁 대열에는 여성도 예외가 없었다.

독립운동은 총칼로만 쟁취하는 것은 아니다. 남자만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자신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조국 광복과 민족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 독립운동이다. 더불어 독립운동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도 끊임없이 불굴의 의지로 전개됐기 때문에 한민족의 역량이 결집돼 드디어 광복의 감격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립운동에서 여성들의 광범위한 참여는 바로 남녀가 대등한 위치에서 구국의 전선에 서는 것이었으므로 항일독립운동 과정은 남녀평등으로 나가는 과정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여성 독립유공자는 266명으로, 전체 독립유공자 1만4197명 중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이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데 기인한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해 그분들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할 시점이다. 그러할 때 비로소 독립운동의 전체상이 올바로 파악될 수 있으며 독립운동의 외연 역시 크게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독립운동에서 잊힐 수 없는 돋보이는 특별한 역할은 어머니들의 강인한 의지와 굳센 나라 사랑이다. 위대한 독립운동가의 성장 배경에는 늘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와 가족의 뒷바라지, 헌신이 없었다면 암울한 35년간 지속적인 민족정신과 나라 사랑을 실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너의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며 당당하게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강인한 어머니의 의지를 보였다. "나의 아들이 되기보다 나라의 아들이 되라"고 한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 "우리 봉길이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던 윤봉길 의사 어머니 김원상 여사의 불의에 굴하지 않는 담대함, 이 모든 숭고한 정신이 나라 독립의 기초가 됐다.

한편으로는 독립투쟁 대열에 직접 뛰어들어 당당하게 일제의 총칼 앞에 굴하지 않고 목숨 걸고 저항한 유관순 열사 같은 여성 독립투사들의 눈물겨운 활약이 나라를 찾는 길에 앞장섰다. 또한 광복군, 의열단에 가담해 남성 못지않게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이 수많은 용감한 여성 독립투사들의 애국 투혼이 있었다.

이러한 치열한 독립투쟁 과정에서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와 함께하면서 이동할 때마다 가재도구를 챙기고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역경을 뚫고 나가게 한 버팀목이 된 그 힘이 끊임없는 독립운동의 열기를 불어넣었다.

임시정부가 있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국내외에 애국부인회가 조직됐다. 독립자금 모금, 독립전쟁에 대비한 간호병 양성, 청소년 교육, 한글 교육, 계몽 활동, 첩보 활동, 방송 활동, 독립정신 고취 등 다양하고 포괄적인 독립투쟁을 펼쳐가면서 독립의 길을 굳건히 닦은 그분들의 희생과 공로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역사에는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 닥쳐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희망과 도전의 정신, 긍정의 힘이 있다. 나라 찾는 열정과 애국심으로 남녀노소 신분 계층을 가리지 않고 온 민족이 하나가 돼 이룬 광복의 초심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민족적 상생과 화합이 있었기에 다시 찾은 나라, 이어서 대한민국의 성취를 일군 감격의 자긍심과 그 정신으로 우리는 바람직한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