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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강화는 국가의 생존의 문제와 같다

신오덕 2015. 8. 20. 14:35
[기자 24시] 한국외교, 새우인가 돌고래인가
기사입력 2015.08.19 17:29:39 | 최종수정 2015.08.19 21: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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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두 대국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넓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부주석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이같이 말하며 중국의 부상을 알렸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다음달 3일 항일승전 70주년 기념행사(전승절) 열병식을 통해 군사굴기(軍事굴起)를 과시하려 하고 있다. 이를 보는 미국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중 우호를 강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선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중국 전승절과 열병식 참석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상당수 외교 전문가들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우호 관계, 북한·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연계성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항일을 주제로 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우리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일본에 대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중·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일본의 전략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 정상회담 제의를 통해 동북아 외교 리더십을 확보하라는 주문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미국을 의식해 전승절에 불참할 경우 일본의 `이간질 외교`에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은 중국에 붙었다. 동북아에서 미국이 믿을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열병식 참석은 외교 전문가들도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6·25 한국전쟁 때 총부리를 겨눠 분단의 원인이 된 인민해방군에게 왜 박수 치고 손을 흔드냐는 불참론과 열병식에 참석 안 할 거면 전승절 때 안 가느니만 못하다는 참석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앙부처 실·국장 등을 상대로 한 세미나에 참석해 "외교에 있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겠네`라고 생각하면 우리나라 국격에도 맞지 않는 패배의식"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인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도 한국 외교 `돌고래론`을 펼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아니라 한국이 돌고래가 될 수 있다, 돌고래처럼 빠르고 스마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면 이는 박근혜정부 집권 후반기 첫 정상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뛰어든 태평양에서 한국 외교가 새우가 될지 돌고래가 될지 판명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