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흐름을 알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라

[사설] 원화값 4년 만에 최저, 중국발 급격한 자금이탈 막아야
기사입력 2015.08.25 00:05:02	0 0 싸이월드 밴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어제 오전 9시께 전날 종가보다 6원 오른 1200원을 찍었다. 장중 원화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1년 10월 4일 이후 거의 47개월 만이다. 다른 신흥국 통화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어제 달러 대비 말레이시아 링깃화 환율은 200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17년 만에, 인도 루피화 환율은 2년 만에, 태국 바트화는 6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국 통화의 약세는 중국발 신흥시장 위기 가능성이 고조된 탓이다. 중국은 수출과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부채 위기가 가시화하면서 경제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11~13일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는 비상 조치를 취했으나 오히려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감을 극대화시켰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어제 오전에만 8.45%나 폭락한 게 그 증거다. 1조위안에 달하는 양로기금을 증시에 투입한다는 중국 정부 대책마저 먹히지 않는다. 우려대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가시화하면 중국에 원자재와 완제품을 수출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시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일부 신흥국은 디폴트에 빠지고, 경제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글로벌 투자 자금은 신흥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이후 일주일 새 신흥국에서 58억7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그 전주 순유출액 24억7400만달러의 2배 수준이다. 아시아 신흥국에서 유출된 자금만 41억2400만달러로, 그 전주 15억7100만달러의 2.6배다. 특히 한국은 이달 19일까지 최근 4주간 빠져나간 돈이 14억6200만달러로 아시아 신흥국 중 순유출 금액이 유독 많다. 정부는 신흥시장의 자금 흐름과 환율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신흥시장에서 외환위기와 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더라도 한국 시장은 펀더멘털이 강한 차별화된 선진 시장과 다름없다는 점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정부는 경제 비상 상황이라는 인식을 갖고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