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주력 산업의 혁신을 점검하라

[매경춘추] 배우는 회장
기사입력 2015.08.27 17:32:58 | 최종수정 2015.08.27 17:34:34	0 0 싸이월드 밴드

지난 금요일 오전 울산대학교에 소재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소장으로부터 긴급 연락이 왔다. 당일 오후 1시 최태원 SK 회장이 센터 전시관을 방문한다는 보고였다. 서울에 있는 대기업 회장이 멀리 이곳에까지 오다니…. 참으로 의외라고 생각했다. 의외인 만큼 신선했다. 예고 없는 내방이었지만 대학의 책임자로서 그의 센터 방문을 환영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테마는 스마트 선박, 친환경 에코 선박, 3D프린터, 수술용 첨단로봇의 개발이고 한 달 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곳을 방문해 개소식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화 지역의 하나인 울산이 최근 수년간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어 조선, 자동차, 화학, 3대 주력산업이 혁신을 통해 재도약을 염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 회장은 전시관을 그냥 둘러보러 온 것이 아니고 배우러 온 것이었다. 스마트 선박과 친환경 에코선박 개발을 위한 특허기술이 개방되어도 중소기업은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허를 개방한 기업이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에 설명하고 이를 활용하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개발과 관련해 다품종 소량생산에는 유용한 이 기술이 단일품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브리핑하는 교수와 상당 시간 토론했다. 3D프린터가 만들어낸 `미니언즈`라는 캐릭터 인형을 선물로 받고 흐뭇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최 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미래의 먹거리 창출에 남다른 호기심을 보였다. 한 시간 탐방을 마치고, 다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로 떠나는 그를 보면서 `화려하게 보이는 대기업 회장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저렇게 노심초사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나는 그동안 여러 전시관을 방문하면서 안내자의 설명을 대강 듣고 시간만 때웠던 생각이 났다. 앞으로는 구체적 관심을 갖고 성의 있게 학습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대학 역시 창조적 기업에 못지않은 창조적 연구와 교육을 위해 혁신적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주말의 오후였다.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