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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절실함을 알고 나아가라

신오덕 2016. 8. 19. 10:22

 

[사설] 엘리트 탈북 시대, 국내 탈북민 수용태세 총점검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 일가족 망명 사건의 파장과 함의(含意)가 심상치 않다. 태 공사는 주영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이자 외교관과 그 가족들의 사상검증 및 교육을 담당하는 당 세포비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아내 오혜선 씨는 항일 빨치산 출신 오백룡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친척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북한 체제 선전의 첨병이자 북한 내 최고 특권계층 출신이 망명을 택한 것이다. 통일부는 18일 "김정은 체제 내부 결속에 금이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는데 실제로 북한 권력 엘리트 계층에 태 공사 망명이 주는 충격과 동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태 공사의 망명은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초고강도 대북제재 이후 북한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4월과 5월 중국 소재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북에 이어 군 장성급 고위 인사와 18세 수학 영재가 망명하는 등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김정은 집권 후 간부급 처형·숙청이 일상화되면서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이 현저히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가 권력 엘리트들의 대규모 도미노 탈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북한이 내부적으로 공포정치를 더욱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한 번 균열이 생긴 이상 언제든 둑은 터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간부와 주민을 향해 새로운 통일시대에 동참하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고조와 대규모 탈북에 대비해 우리 사회의 탈북민 수용 태세를 재점검해야 할 때다.

 

지난 13일 인천 송도에서 의사 출신 탈북자가 공사장 막일도 모자라 빌딩 청소를 하다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탈북민들의 국내 정착 과정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별 관리 고위 인사뿐만 아니라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 일원으로 제대로 정착해 살고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여야 한다. 별도의 탈북자 사회안전망 구축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