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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알고 나아가라

신오덕 2017. 2. 2. 11:09

[사설] 빅텐트든 스몰텐트든 反文 아닌 비전과 정책으로

 

설 연휴를 전후해 정치권의 합종연횡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월 30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비공개 회동했고 같은 시각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만났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설 전에 박지원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반 전 총장 등과 두루 접촉했다.

 

반 전 총장은 또 31일 제정파 대표들로 구성된 개헌협의체에서 대선 전 개헌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며 `개헌 연대`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정가에서는 `빅텐트` `스몰텐트` `미들텐트` 등 다양한 버전의 연대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총론 차원에서나마 연대에 합의를 본 것은 정권교체 등 6개 사항 합의문을 발표한 안철수 전 대표와 정운찬 이사장 정도다.

 

이들은 조만간 통합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연대의 한 축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손·안·정 3인은 비교적 진보적이면서 극단은 지양해 온 인물들로 이른바 `중도진보 텐트`로 불리는 그들의 연대조합이 아주 뜬금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중도 기치하에 후보단일화를 일궈내고 온건·합리적 정강정책으로 대선에 뛰어든다면 한국 정치사에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보수·진보 양자 간 택일을 강요받아온 유권자로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대부분 합종연횡 움직임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항할 세력규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치적 정체성과 이념은 불문하고 일단 한 텐트 안에 끌어모아 대항세력을 만든다는 `반문(反文) 연대`가 빅텐트론의 핵심인 것이다.

 

이는 매우 정치공학적인 접근법으로 연대라기보다는 이합집산에 가깝다고 본다.

 

이념과 비전 없이 `누구는 안 된다`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집권한 사례가 단 한 차례라도 있었던가.

 

박지원 대표는 31일 "어떤 경우에도 정치는 정체성과 지향하는 이념 및 목표가 같아야지 이질분자가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는데 백번 옳은 지적이다.

 

다만 문재인 전 대표도 왜 반문연대 움직임이 득세하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력이 강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여전히 운동권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의 세계관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의 방증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