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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을 잡는 이유는 있다

신오덕 2017. 9. 5. 12:58

[사설] 中 원유 공급 중단 등 대북제재 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입력 : 2017.09.05 00:03:02

                   

6차 핵실험으로 레드라인을 넘어선 북한에 대한 최후 압박 카드로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검토하고 있다. 전쟁을 빼고 미국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데 역시 변수는 중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6차 핵실험 이후 트위터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제3국의 기업과 금융기관, 개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언급한 것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사실상 중국, 그중에서도 대북 원유 지원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1%가 넘는다. 특히 연간 50만t 이상 공급하는 원유가 북한 정권 유지의 생명줄 구실을 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북한의 석탄·수산물 교역을 금지해 총수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달러를 막았지만 김정은의 핵폭주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석유는 다르다. 어느 사회건 석유가 끊기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없고 군대 유지나 전쟁 수행도 어려워진다. 석유야말로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이다.

문제는 중국의 태도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줄기차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못 들은 척해왔다. 중국은 북핵 개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김정은 정권의 항복을 바라지는 않는다. 북핵이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등 동북아시아 내 미국의 영향력 축소를 가져온다면 자신들이 지역패권국으로 입지를 굳히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중국을 움직이게 할 유일한 수단이 세컨더리 보이콧이다. 미국은 앞서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에 대해 세컨더리 조항을 발동해 이란 핵 협상을 타결시킨 경험도 있다. 중국을 상대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은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고 미국 쪽 피해도 중국 못지않다는 점에서 쉬운 카드는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폭주를 지금 막지 못하면 미국은 전쟁을 하거나 동북아에서 한발 빼는 수밖에 없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트럼프가 세컨더리 보이콧을 결행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고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원유공급 차단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으로 하여금 원유공급을 끊게 하는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다.

북핵을 방치할 경우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한일 양국의 자체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핵무장 얘기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는 정부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6차 핵실험은 기존 질서를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