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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힘으로 성공하라

신오덕 2017. 9. 5. 13:02

[매경춘추] 꿈나무오케스트라의 꿈

  • 입력 : 2017.09.04 17:21:19   수정 :2017.09.04 19: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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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겨울과 봄을 지나면서 시민과 정서적으로 더 가까워졌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에 시립예술단이 여럿 있는 것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국악부터 뮤지컬까지 장르 대표팀 같은 전속단체가 9개나 된다. 전속단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못지않게 자부심을 갖는 음악집단이 있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 단원은 74명이다.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다. 대부분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낸 청소년이고 몇몇은 학교 추천을 받아 합류했다. 매년 충원하지만 따로 오디션은 없다. 음악과 오케스트라를 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1년에 한 번 여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여러 차례 음악회를 한다. 초청도 받는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가 특별한 것은 무엇보다 꾸준함 때문이다. 2010년에 출범했으니 올해로 8년 차다. 그동안 한결같았다. 이렇게 간단히 말하고 넘기기에는 무척 많은 일이 있었다.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이 음악을 만나고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꾸준하니 성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음악을 전공하려고 음악대학에 진학한 단원이 여럿 나왔다. 그보다 많은 단원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로 성장했다고 믿는다.

오케스트라가 이렇게 끈질기고 늠름하게 유지되는 것은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해서가 아니다. 공공아트센터니까 예산도 많고 공간이 넉넉할 것이라고 짐작할 테지만 그렇지 않다. 필자와 같은 세종문화회관 최고경영자(CEO) 의지가 굳어서는 더욱 아니다. 프로그램에 숨을 불어넣는 것은 복수의 시민이다.

서울시향을 비롯한 유수의 오케스트라 전·현 단원으로 구성된 강사진은 막강하고 헌신적이다. 스무 명 남짓 되는 서포터스는 소리 없는 일꾼이다. 세종문화회관 후원회도 매년 빠지지 않고 후원하는데 규모가 만만찮다.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음악가는 직원 신분이지만 역할과 책임은 그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런 일이 빛나고 화려할 리 없다. 생색도 나지 않는다. 프로그램 운영자와 후원자 누구도 이를 섭섭해 하지 않는다. 꿈나무오케스트라가 꾸는 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때로는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다. 이 일이 그렇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