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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덕 2005. 6. 16. 12:54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 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 주었다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류 시화

 

                           그림:오르낭의 큰 떡갈나무(쿠르베 작품)


 
가져온 곳: [비익조..연리지.....를 꿈꾸다]  글쓴이: 제이드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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