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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스크랩] 짧은 눈맞춤

신오덕 2005. 7. 1. 12:11
♧ 짧은 눈맞춤 ♧ - 詩人: 백서해


나는 우물입니다
그대가 처음 구름이 되어 찾아와 신기하듯
내 안을 들여다보았을 때
난 우물이 된 게 너무나 기뻤습니다.

짧은 순간
그대는 스쳐 지나가고
나는 그대를 쫓아갈 수 있는
새나 바람이 아닌
우물이라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대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내 몸 안에서는 그리움이
파란 이끼로 피어났습니다

가을이 되자
사랑을 모르는 철부지 참새들이
놀러왔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나의 운명을 바꿔버린
젊은 날의 짧은 눈 맞춤에 대해서.....

혼자 있을 때
촛불을 켜는 것은
그대의 환한 미소가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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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기쁨과 그리움을 느끼게 해놓고 살며시 사라진 당신...
모든것은 끝이 있다고 하지만 내 사랑과 그리움에 끝이 있다는 것을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애써 외면하고 모른체하고 있답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이 언젠가는 이별을 하겠지만 아직은 서둘러 그대를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여..오실때도 바람처럼 왔듯이 가실때도 홀연히 아픔없이 가소서.
살아가는 동안 슬픔은 아무리 단련되어도 숙해지지 않은가 봅니다.


출처 : 매화꽃 피는 고향
글쓴이 : 소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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