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만들어진다

 

 

[일사일언]스타 만들어진다

이연·‘윤도현의 러브레터’ 방송작가

입력 : 2005.08.30 00:23 59'

스타는 인기를

 

먹고 산다.

 

아니 인기가 있어

 

야 모름지기 스타

 

라는 호칭을 받을

 

수 있다.

 

 

깜깜한 밤하늘에

 

오롯이 떠올라

 

가물거리듯 멀리서 자기 자신만의 빛을

 

발하며 새벽을 맞아 스러지는 것이 당당한

 

스타의 모습이다.

 

원래 스타는 ‘탄생한다’고 했다.

 

그런 별이 스러지는 것을 꽃이 그러하듯

 

별이 진다고 노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탄생된 스타는 늙고

 

젊은 스타들은 탄생하지 않는다.

 

새로운 스타는 이제 ‘만들어진다’.

 

‘스타 제조기’라는 명칭이 생겨나고 ‘스타

 

조련사’라는 말도 생겨나고 언제부턴가

 

더러 스타들이 복제되기도 한다.

 

대중들은 이제 더 이상 스타의 탄생을

 

바라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코드를 맞춘

 

스타를 제조해서 공급하는 회사의 제품을

 

기다리면 된다.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하는 깜짝 놀랄

 

사건으로서의 스타가 아니고, 관객은 초·

 

중학교 때부터 뽑혀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쳐

 

공급된 제품에 열광해야 하는 그저 수용자

 

입장에 놓인 것이다.

 

 

서양의 클래식음악이야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일일이 인쇄된 악보를 마차로 실어

 

나르는 과정을 통해 전파되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동전 몇 잎만 내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지금 소통되는 그 누구의 음악도

 

단 몇 초 만에 소유하고 나의 것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을 산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우리는

 

대형회사로부터 공급되는 것들을 먹고

 

마시고 듣고 보고 해야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주에 가득한 음악적인 모티브를 자신만

 

이 가진 안테나를 통해 사로잡기 위해 긴긴

 

밤을 밝히는 밀알 같은 작곡가·작사가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명멸하는 수많은

 

현대판 스타들의 얼굴 위로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