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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화하택의 지혜를 배워라

신오덕 2006. 1. 2. 17:23

 

 

[조용헌 살롱]上火下澤

 


교수신문에서 뽑은 ‘상화하택(上火下澤)’이라
 
는 사자성어가 식자층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
 
다.
 
2005년의 한국사회를 결산하는 용어라고 한
 
다.
 
‘위에는 불 아래에는 연못’이라는 뜻이다.
 
서로 따로 논다는 말로써 주역에서 나온 표현
 
이다.
 
‘상화하택’을 주역의 64괘로 환산하면 38번째
 
‘화택규(火澤 )’ 괘에 해당한다.
 
‘규( )’자가 좀 어렵다. 규( )자를 뜯어보면 눈
 
목(目)자에다가 계(癸)자다.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이때 ‘계(癸)’자는 발음
 
상 ‘규’로 읽어야 맞다고 나온다.
 
그리고 규(癸)로 읽을 때의 의미는 ‘서로 등지
 
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규( )’는 ‘좌우의 눈이 서로 등져 시점
 
이 일치하지 않아서 같은 것을 볼 수 없다’로
 
풀이된다.
 
2005년 한국사회의 좌우 눈이 서로 등져 있어
 
서 시점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38번째 ‘규’ 괘에다가 이와 같은 의미를 붙여

 

놓은 이유는 불과 물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

 

다.

 

 

불은 그 성질상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고,

 

물은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서로

 

만날 수가 없다.

 

일단 만나야지 뭐가 만들어 지든가, 화해가 되

 

든가 하는데 서로 180도 반대방향만 보고 달

 

리면 만나지 못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혁명(革命)을 의미하는

 

49번째 ‘택화혁(澤火革)’ 괘는 ‘화택규’와 완전

 

히 반대라는 점이다.

 

연못(물)이 위에 있고, 불이 밑에 있는 것이다.

 

위에 있는 연못물은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

 

고, 아래에 있던 불은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못물과 불이 만날 수밖에 없다.

 

물과 불이 만나는 형국이 바로 ‘택화혁’ 괘이

 

다.

 

주역의 맥락에서 놓고 보면 혁명은 물과 불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화택규 괘를 보다 보니 주역의 대가였던 야산

 

(也山)이 생각난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충청도 대둔산(大屯山) 석

 

천암(石泉庵)에 들어가 108명의 제자를 모아

 

놓고 주역을 가르쳤던 야산 이달(李

 

達:1889~1958). 야산학파(也山學派)에서는

 

화택규 괘의 핵심을 “견악인(見惡人)하면 무구

 

(無咎)이다”에 두고 있다.

 

‘악한 사람을 만나야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상대가 아무리 보기 싫은 사람일지라도 일단

 

만나보아야 한다는 것이 화택규의 결론이다.

조용헌

입력 : 2005.12.28 19:2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