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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등산은 다르다

신오덕 2006. 3. 14. 14:06

 

 

 

[김대중 칼럼] 골프와 등산은 다르다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
 
프’에 대해 김진표 교육부
 
총리는 “3·1절에 등산하
 
는 것은 괜찮고 골프 치
 
는 것은 안 된다는 말이
 
냐”고 했다.
 
 
 
같은 운동이고 같은 여가
 
(餘暇)선용인데 왜 골프
 
에만 미운 살이 박혔느냐
 
는 푸념 같은 소리로 들
 
린다.

 

 

 

하지만 골프와 등산은 다르다.

 

달라도 사뭇 다르다.

 

골프는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고 등산은 거의

 

공짜다.

 

 

 

골프 한번 나가는 데 드는 비용은 대체로 20만

 

원 이상이라는데(골프회원권까지 치면 더 비

 

싼 축이지만) 등산은 입산료 정도만 있으면 된

 

다.

 

 

 

골프는 거의 어느 경우건 하루 종일 걸리는 시

 

간 소모성 운동이고 때로 며칠이 걸리는 운동

 

이다.

 

 

 

그러나 등산은 적어도 골프의 절반 정도 시간

 

만 있으면 된다.

 

 

 

골프는 기타 의류 음식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드

 

는가 하면 등산은 등산화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골프는 일반적으로 ‘귀족운동’이고 등

 

산은 ‘서민운동’이라고 한다.

 

 

 

그래도 같은 운동이기에 근무하지 않는 날, 골

 

프 칠 사람은 골프치고 등산 갈 사람은 등산가

 

는 것은 각자의 자유고 선택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여유 있게 노는 것이고 여

 

유가 부족한 사람은 그 여유에 맞춰 살면 된

 

다.

 

 

 

대한민국의 장점은 그것이 보장된 나라다.

 

 

는 날 누가 무엇을 하고 쉬든지 간섭할 이유

 

는 없다.

 

 

 

공직자라고 차별해서도 안 되고 차별 받아서

 

도 안 된다.

 

 

 

지금 우리 언론들은 그 골프 회동이 어떻게 이

 

루어졌으며 그 모임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으

 

며 그것에 정치적으로 어떤 복선(伏線)이 깔려

 

있는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물론 그런 정치 로비와 이해관계의 주고받음

 

이 법에 걸리는지 또 고위공직자의 윤리규범

 

에 어떻게 저촉되는지는 온 국민의 당연한 관

 

심사다.

 

 

 

하지만 그런 일들과 ‘귀엣말’들은 골프에서 이

 

루어질 수 있듯이 등산에서도 얼마든지 가능

 

하다.

 

 

‘내기골프’도 그렇다.

 

 

 

골프 치는 사람들 스스로 골프는 격(格)이 있

 

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남이 안 보는 데서 내기를 하는 이상,

 

방이나 호텔에서 포커 하고 고스톱 치는 것은

 

괜찮고 골프에서는 내기하면 안 된다며 길길

 

이 뛸 일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그 골프를 못 치면 병(病)날 것처럼 몰

 

두하고 또 그것을 옹호하는 사람들, 즉 다시

 

말해 노무현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바로 이 나

 

라 빈부의 양극화를 정권의 화두로 내걸고 그

 

것의 해소를 정권의 정당성과 도덕성의 모토

 

로 내걸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굳이 ‘양극화’라는 분열적 대립적 의미의 용어

 

를 쓴 것에는 정략적 냄새가 짙지만 빈곤문제

 

가 우리사회의 시한폭탄 같은 존재이며(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이의 해소가 국가

 

적 과제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문제를 심각히 제기하는 사람들이

 

라면, 과거정권들에게 ‘분배’의 개념은 없었다

 

며 대량실업, 빈부격차의 확대, 서울역 지하도

 

와 달동네 차디찬 골방에서 연명을 ‘카지노 경

 

제’의 산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골프와 등산이 무엇이 다르냐”며 대들어서는

 

안 된다.

 

 

 

한 사람당 몇 십 만원의 돈이 드는 경기를 하

 

면서 몇 십 만원의 내기를 즐기며 누가 돈을

 

댔는지도 모르는 접대 풍토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

 

 

 

거기서 업계사람 한통속 사람들과 이권 얘기

 

를 해서는 곤란하다.

 

 

 

현 정권 사람들은 입만 열면 기득권 운운하며

 

편을 가르고 강남사람 서울대 출신을 ‘기득’의

 

상징으로 몰고 가지만 국민들 보기에 ‘이해찬

 

골프’는 노정권사람들은 과연 과거 기득권층과

 

무엇이 다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원인과 증

 

거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빈민들이 노숙한다고 같이 노숙하는 것

 

이 지도자의 역할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판잣집 옆에 큰 저택을 짓는 행

 

위는 삼가야 하는 것이 또한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사회의 기본 도덕률이다.

 

 

 

입으로는 양극화를 얘기하고 ‘카지노 경제’를

 

공박하면서 그 지도부들이 뒤에 가서는, 남 안

 

보는 데서는 과거 그들이 비난했던 것들을 아

 

무렇지 않게 되풀이 하고 거짓말을 남발하는

 

행위를 한다면 그들은 과거의 기득권과 무엇

 

이 다른가.

 

 

 

이제 집권 3년을 넘어선 노무현 정권은 이미

 

기득화하고 있다.

 
 
 
김대중 고문
 
 
입력 : 조선일보 2006.03.13 01:4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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