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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잠재력을 키워라

신오덕 2006. 9. 2. 13:43

 

 

 

"한국, 3년간 막힌 투자… 10년뒤 혹독한 대가

 

치를것"

 
 
 
길 잃은 한국경제 <중>
 
추락하는 잠재성장력… 미래가 없다
 
 
미래 대비못한 섬유산업 몰락이 본보기 저출산·고
 
령화 ‘早老현상’에 동력 식어가
 
“규제 풀고 소비 진작… 관제탑형 정부로”

 
 
 
◆투자 안 하면 망한다.
 
한국에서 섬유는 ‘사양산업’으로 통한다.
 
그러나 미국·일본·이탈리아에서 섬유산업은 ‘꺼지
 
지 않는 첨단 성장산업’으로 빛을 보고 있다.
 
왜 한국만 섬유산업을 죽였을까.

 

 

섬유산업연합회 김정회 상무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말했

 

다.

 

 

 

봉제 같은 부가가치 낮은 품목은 중국·인도로 과

 

감히 넘겨주고 우리는 첨단 패션의류나 섬유소재

 

개발을 통해 섬유산업을 키웠어야 했다는 것이다.

 

 

1990년대까지 연간 200억달러(총수출의 23%)에

 

달하던 섬유 수출은 지금 140억달러 수준으로 추

 

락했다.

 

 

 

◆너무 일찍 늙은 경제

 

섬유산업뿐 아니다.

 

한국 경제는 성장 박동이 식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를 주저하고, 노

 

동력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돼 가며, 국민들은 일

 

할 의욕이 감퇴하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

 

 

선진국 문턱에 가지도 못했는데, 잠재 성장률부터

 

급속히 떨어지면서 전형적인 조로병(早老病) 증세

 

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1~2000년 한국경제의 잠

 

재 성장률은 6.1%였다.

 

 

인위적으로 불때기를 하지 않아도 6% 성장은 무

 

난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라면 지금도 최소 5%대는 유지해야 정

 

상이나, 이미 4%대 초·중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

 

문가들은 추정한다.

 

 

한참 더 커야 하는데 일찍 성장판이 닫혀버렸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저출산·고령화가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잠재 성장률이 2020년에는 지금의 절

 

반 수준인 2%, 2040년에는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폭 너무 빨라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일반적 현상이나, 문제는 하락 폭이 다른 나

 

라에 비해 너무 가파르다는 점이다.

 

 

 

잠재 성장률의 하락 속도는 1991~2004년 기간 중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중 독일·일본에

 

이어 3번째로 빨랐다(대한상공회의소).

 

 

 

특히 현 정부 출범 후 반(反)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의 해외투자는 급증하는 반면 국내 투자가 부진한

 

것이 잠재 성장률을 갉아먹는 주 요인으로 지적되

 

고 있다.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전(1990~1996년)엔 연간

 

10.7%씩 증가했으나 2000년 이후엔 2%대로 뚝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위원은 “대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돼 현금만 쌓아가고 있다”며 “10년 뒤

 

먹고 살 수 있는 신(新)성장 산업 찾기에 분주해야

 

할 텐데, 한국의 간판 기업들은 10년 전에 계획됐

 

던 CDMA와 LCD 기술에 안주하고 있다”고 말했

 

다.

 

 

 

게다가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했어야 할 저출산

 

예방대책이 거의 방치되면서 급속히 진행되는 저

 

출산·고령화 현상도 잠재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

 

다.

 

 

 

전경련 이상호 선임조사역은 “1993년 제조업 생

 

산현장의 주축 연령이 30대였는데 10년 만에 40

 

대로 전환됐다”며 “지금 추세라면 2020년엔 제조

 

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40세가 넘어, 초고령 국

 

가인 일본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10년이다”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리려면 무엇보다 생산설비나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

 

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

 

로 10년 동안 설비투자율을 연평균 5%씩만 늘리

 

면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후반 수준인 6%로 회

 

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설비투자를 높일 해법으로 “정부는 최소

 

한의 규칙만 제공하는 ‘관제탑형 정부’로 탈바꿈하

 

고, 노후·고용·자녀·주거 등 4대 불안을 해소해 소

 

비를 살리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최영기 노동연구원장은 “아직도 우리의 여성노동

 

활용은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며 “여성 인력에

 

서도 성장 잠재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노부호 교수(경영학)는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노사문제만 해결하면 얼마든

 

지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해법은 나와 있으나 행동이 없다.

 

 

 

[키워드] 잠재성장률

 

 

 

인플레이션 유발 없이 달성가능한 최대능력

 

 

한 나라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

 

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 기술력·자본력·인재역량

 

같은 생산요소의 질과 양에 비례한다.

 

 

 

경제수준이 높아질수록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경

 

향이 있으나,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잠

 

재성장률부터 먼저 떨어지면 경제가 활력을 잃고

 

침체하게 된다.

 
 
신지은기자 ifyouare@chosun.com
입력 : 200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