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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지혜를 배워라

신오덕 2006. 11. 23. 13:26

 

 

[이덕일 사랑] 집

 


고려 말에도 약육강식(弱
 
肉强食)의 부동산 열풍이
 
있었다.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축은재기(築隱齋記)’에서 “자리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집을 옮기고, 벽도 마르기 전에 주인이 바뀌
 
는 수도 있다”라고 탄식한 것이 이런 사정을 말해
 
준다.
 
 
이색은 “오늘날 사대부가 처신하는데, 화려한 거
 
처에 풍족한 음식으로, 안으로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밖으로는 영달을 과시하면서도 날로
 
부족하게 여긴다.”라고 물욕에 찌든 지배층을 비
 
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런 재산을) 요행히 아들에게 전하고
 
또 손자에게까지 전하는 자는 몇 사람 없을 것이
 
다.”라고 경계했다.

 

 

또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은 ‘상헌수필(橡軒隨

 

筆)’에서 “옛날에는 죽은 사람의 장사(葬事)나 산

 

사람의 이사가 고향을 벗어나지 않았다.

 

 

부조(父祖)의 무덤이 사는 고향과 떨어져 있지 않

 

아서 수시로 성묘하여 신(神)과 사람이 서로 의지

 

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인간 도리의 지극한 낙이

 

었다.”라고 말했다.

 

 

죽은 조상과 산 후손이 서로 의지하는 삶을 최상

 

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는 “출세해서 귀하게 되면 선인이 살던 옛날 집

 

을 살기 부족하다고 여기는데, 그 핑계가 여러 가

 

지”라면서 “가벼이 고향을 버리면서도 조금도 애

 

석해하지 않는다.”라고 실리를 찾아 이사하는 당

 

시 세태를 비판했다.


 

이중환(李重煥)은 옥에서 나온 후 전국을 돌아다

 

니며 사대부가 살만 한 곳을 찾았다.

 

 

그러나 ‘택리지’ 인심(人心) 조에서 “무릇 사대부

 

가 사는 곳 치고 인심이 무너져 내리지 않은 곳이

 

없다”라고 말했듯이 실패하고 말았다.

 

중국 동진(東晉)의 도연명(陶淵明)이 ‘집을 옮기

 

며’란 시에서 “옛날 남촌에 살려 한 것은/좋은 집

 

터(卜居) 찾고자 함이 아니라/마음씨 고결한 사람

 

들 많다기에/아침저녁 그들과 즐기려 함이었네.”

 

라고 노래했듯이 이사의 제일 조건은 인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사의 제일 기준이 집값 상승 여

 

부이다.

 

부자와 빈자가 부동산 매매 기술 차이로 결정나니

 

전 국민이 예비 부동산 투기꾼이 되지 않을 도리

 

가 없다.

 

‘버블 세븐’을 성토하더니 어느덧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이 정권의 권부(權府) 사람들은 이미 ‘예비’

 

딱지를 뗀 ‘프로’ 선수들일 게다.

 

 

이덕일·역사평론가 newhis19@hanmail.net
 
입력 : 2006.11.17 06:28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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