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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덕 2008. 2. 16. 00:53
[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황제' 임요환의 근성과 열정을 배워라

프로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두말 할것없이 '근성'과 '열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근성과 열정이 없는 프로선수에게는 제 아무리 좋은 환경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2008시즌을 앞두고 e스포츠쪽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한창이다. 가장 크게는 오는 4월 출범하는 3기 e스포츠협회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내부적으로는 20대 올드게이머들의 대거 은퇴와 10대 게이머들이 물오른 기량으로 주가를 한껏 키우고 있다.

출범 10주년을 1년 남겨두고 있는 e스포츠에서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김택용, 이제동, 박성균, 이영호 등 10대 게이머들의 대약진 뒤에 한 때 시대를 주름잡았던 올드게이머들의 연이은 은퇴소식에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동수, 조용호, 최연성, 박용욱, 심소명 등이 은퇴를 연달아 선언했고, 16일 고양시 킨텍스센터에서 열리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통합 챔피언전이 끝나고 나면 삼성전자의 주장 '스트레이트' 변은종도 은퇴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은퇴의 이유는 부진이나 부상외에 또 다른 문제일 수 도 있지만 자신의 꽃다운 10대 후반과 20대 중반까지의 시간을 투자한 이들에게 그동안 지나간 세월을 묻는다면 이들은 어떤 심정 일까.

e스포츠에서는 20대 중반에 가까이가 되면 '세월 앞에 장사없다'는 말이 나오곤 한다. 워낙 좋은 10대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연이은 올드게이머들의 은퇴에 새삼스럽게 우리 나이로 30대 게이머를 1년 앞두고 있는 공군 에이스 임요환이 생각난다.

'황제' 임요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e스포츠 최고의 레전드.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말하는 20대 중반인 2004년 2005년에도 개인리그 결승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프로리그서도 매년 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리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군에 입대해서 나선 첫 번째 시즌인 2007시즌 전기리그는 6승 14패로 다패왕의 불명예를 안았지만, 후기리그 부터는 보란듯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공군 팀은 부진해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며 11승을 기록해 테란 다승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 때 본좌로 군림하던 시절에서 부진의 나락을 경험한 임요환은 가끔 " 후배들은 제가 제일 만만할거에요. 동네북이죠 " 라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 30대 프로게이머가 되는 그날까지 S급 선수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 팬들이 저를 보면 S급과 F급을 오가는 아스트랄한 게이머라고 놀리곤 하시더라고요 " 라고 털어 놓으면서 각오를 다지곤 했다.

물론 임요환 처럼 20대 중반이후에도 꾸준히 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팬들로부터 사랑받던 선수들이 부진이나 부상, 또는 기량 저하 등으로 어린 나이에 은퇴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한 시대를 풍미한 대 선수 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된다.

은퇴를 이미 한 선수들과 이 시간에도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임요환과 같은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