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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치를 늘리고 부채를 줄여라

신오덕 2012. 6. 5. 15:54

<6월이 두렵다-가계> 집값·주식·펀드 등 자산가치 추락…가계가 무너진다

헤럴드경제 | 입력 2012.06.05 11:20 | 수정 2012.06.05 11:26

 

대출받아 내집장만 꿈 이루고
어렵사리 이자 내며 버텼지만
투자 상품 줄줄이 원금 까먹고
집 팔려 해도 손실 커 한숨만
한국 가계빚 작년 9.7% 급증
가처분소득 대비 156%로 껑충

"마이너스 인생이에요. 아주 속이 터집니다."

맞벌이 부부인 김성현(43) 씨는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부부가 대기업에 다니면서 월소득이 세후 600만원 정도인 데다 지난해 초 서울 목동의 중소형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내 집 장만의 꿈도 이뤘다.

그런데 정작 그의 속은 타들어간다.

"아파트를 사면서 받은 대출 2억원의 이자만 한 달에 70만원이 넘습니다. 아내도 일을 하니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둘째 출산으로 육아휴직 중이고, 퇴직도 생각하고 있어 말리는 중입니다. 아예 집을 처분해볼까 싶어 시세를 알아보니 그새 1억원이나 떨어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자한 주식은 물론, 믿었던 펀드 수익마저 마이너스다.

5000만원을 투자한 주식은 지난 5일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 30%이고, 2000만원이 묶인 국내주식형 펀드는 수익은커녕 원금 회복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주식으로 아파트담보대출 이자라도 벌어보려던 야무진 계획은 산산이 깨졌다.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다. 김 씨 사례처럼 자산가치 하락으로 신음하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대출을 받아 실물자산을 마련하고 현금을 위험자산에 넣어 수익을 높이는 투자공식이 틀어지면서 급격한 자산가치 하락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공식을 깬 것은 글로벌 불확실성이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예측이 힘든 대외 요인에 따라 경제가 흔들리면서 그동안의 투자상식이 모두 엎어졌다. '위기는 기회'라는 불멸의 투자공식도 이젠 먹히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올 초까지만 해도 고수익 투자처로 각광받던 금융상품들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1분기에만 12조원이 유입됐던 주가연계증권(ELS)은 원금을 까먹는 상품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많이 사용되는 종목인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등의 종목이 최근 하락하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 저축은행 사태로 안전상품이라 여겨졌던 '적금'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월적립상품으로 적금과 적립식 펀드가 있고, 이 두 상품이 월급받아 생활하는 중산층의 가장 대표적인 재테크상품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엔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적금보다도 낮은 데다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해 매력적이던 저축은행 적금도 구조조정으로 영업 정지를 당하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계 부채다. 수익이 줄고 자산가치가 줄면서 부채가 늘어난 것.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비율이 지난해 156.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가계 부채비율이 2007~2011년 동안 18.7%포인트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면서 "가계가 이자비용 지급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는 민간 소비의 주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 빚이 지난해 9.7% 늘어 가처분소득 증가율 4.8%보다 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계 대출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다중 채무자 증가, 자영업자 대출 부실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7년 2월(0.93%) 이후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79%를 기록했다. 이 또한 지난 2006년 10월 0.94%를 기록한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이 호황일 당시 크게 늘었던 가계담보대출의 46%가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거나 원금 상환이 시작돼 가계의 상당한 고통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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