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가격 할인행사를 과감하게 하라 본문

부자

가격 할인행사를 과감하게 하라

신오덕 2012. 7. 2. 13:00

애경샤워메이트 8700원으로
한우1등급 100g당 1000원 인상
롯데·이마트 3월 수준 복귀
대형마트 PB확대 한다고 하지만
가계 부담은 갈수록 가중 우려

대형마트발(發) '생활필수품 가격 유턴'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뿐만 아니라 서민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는 그동안 이익 축소 등 자체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정부의 경제운용 최우선 순위 가운데 하나인 물가잡기에 앞장서 온 게 사실. 정부의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로 시작해 장바구니 물가까지 잡겠다는 의도는 다분히 인위적인 측면이 강했다. 이는 역으로 임계점에 다다랐을 경우 언제든 고삐가 풀릴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결국 대형마트와 생필품 생산업체는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 자체 판단에 따라 생필품 가격을 인상키로 한 것이다.





일요일인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가 장보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없이 북적이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m.com

▶"더는 버티기 힘들다"…생필품 가격 줄인상

=롯데마트는 지난 3개월 동안 최고 50% 할인판매했던 생필품 50종의 가격을 이달부터 지난 3월 행사 전 수준으로 돌려놓기로 했다. 50% 할인판매했던 '애경 샤워메이트'는 4350원에서 8700원으로, 35% 할인판매했던 '롯데 베이컨 기획세트'는 5200원에서 8000원으로 바뀐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라면ㆍ휴지 등 생필품 50종을 정해 가격을 최고 반값까지 내린 후, 할인가격을 지난달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할인가를 3개월 동안 유지해왔으나 할인기간이 끝나면서 가격을 행사 전 수준으로 복귀시킨 것이다.

이마트는 이달 안으로 '칠성사이다'와 '남양 드빈치 치즈' 등 2종의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달 내 결정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2월 말 생필품 가격 인하 방침을 정하면서 '칠성사이다' '풀무원 바사삭 군만두' 등 16개 가공식품은 향후 3개월간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 인상 요인이 있더라도 3개월 동안은 지난 2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3개월간의 가격 동결 이후 이마트는 16개 식품 중 14개 품목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당분간 현 가격을 이어가기로 했다. '드빈치 치즈' 등 2종만 가격 조정 방침이 정해졌다. 이마트가 생필품 가격 인하에 앞서 시도했던 한우 1등급 등심도 이달부터 100g당 1000원씩 가격이 더 부과된다. 대형마트발 물가안정책이 3개월 만에 자취를 감추는 것에 대해 유통업체 관계자는 "더이상은 가격 인상 요구를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제조사와 협력해 기획상품을 내거나, 자체 마진을 줄여 할인가를 유지했는데 갈수록 부담이 커져 더이상은 이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마트 양재점의 한 관계자는 "도매시장에서 파는 가격보다도 싼 값에 1등급 한우를 지난 4개월간 판매했는데, 이런 수준으로 파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애초 소비자와 약속한 기간 동안 가격을 유지한 점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PB상품 확대한다지만…소비자 우려 증폭

=롯데마트 측은 "생필품 가격 할인행사는 기간을 정해놓고 했지만, '손큰'이나 '통큰'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가계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손큰' '통큰' 등 PB 상품을 올해 100여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원재료값 인상 등으로 가격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여론의 눈치 때문에 쉽사리 가격인상안을 내놓지 못한 제조업체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했다.

한 식품업계의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급등했는데도 우리는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올 초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더는 버틸 수 없어 이번주 중 가격 변동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통업체서는 "가격 인상이 아니라, 그간 해왔던 할인행사가 끝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앞으로 같은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사야 하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주부 이모(31) 씨는 "여름이 되면 휴가 등으로 인해 돈 나갈 일이 많아지는데, 생필품 가격 변동이 있다니 부담"이라며 "미리 물건을 사놔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수컷 한우 한마리를 키우면 연간 57만3000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우비육우 마리당 사육비는 650만90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우비육우는 소고기 생산·판매를 목적으로 사육하는 한우 수컷소를 말한다. 수컷 한우 한마리를 팔아서 벌 수 있는 총 수입은 593만6000원이다. 마리당 연간 57만3000원의 적자를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적자폭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다. 2012년 한우비육우 사육비는 691만3000원이었고, 수입은 599만7000원이었다. 마리당 적자폭은 91만6000원. 통계청은 송아지 가격 하락에 따른 가축비 감소로 생산비가 줄어들면서 한우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적자폭이 다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유 생산비는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2013년 ℓ당 우유생산비는 가축상각비, 사료비 등의 증가로 전년 대비 23원(2.9%) 오른 807원을 기록했다. 젖소(암소) 한마리를 키워서 얻을 수 있는 순익은 176만8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육비는 713만9000원으로 한우비육우 보다 높지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890만7000원으로 더 큰 영향이다.

돼지고기 생산·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비육돈의 100kg당 생산비는 전년 보다 4000원 줄어든 29만원으로 돼지 한마리를 사육할 경우 2만8000원의 적자를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달걀(10개 기준) 생산비는 전년 보다 44원 줄어든 1183원으로 집계됐고, 육계 생산비는 kg당 전년대비 39원 증가한 14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