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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라

신오덕 2013. 2. 8. 10:28

 

홈런왕 전쟁, 남다른 사연 같은 목표

OSEN | 입력 2013.02.08 06:23

 


[OSEN=손찬익 기자] 야구의 꽃은 홈런. 한 순간에 경기 결과를 뒤바꿀 힘이 있고 하늘을 수놓는 호쾌한 한 방은 보는 이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할 만큼 매력 만점이다. 메이저리그 속설 가운데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지만 타격왕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다. 타격왕보다 홈런왕이 훨씬 더 대우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김상현(KIA), 최형우(삼성), 박병호(넥센) 등 홈런왕 출신 거포들은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이승엽-김태균, '장타 능력 끌어 올리기'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이승엽과 김태균은 지난해 국내 무대로 복귀해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명불허전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정확성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 느낌이다. 개인 통산 5차례(1997, 1999, 2001, 2002, 2003년)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승엽은 21차례 대포를 가동했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에게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김태균 또한 타율 1위(.363)에 등극했으나 16홈런에 머물렀다. 왼쪽 어깨 통증 탓에 제 스윙을 하지 못했던 이승엽은 괌 1차 전훈 캠프 때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승엽의 타격 훈련을 지켜 보던 삼성 코치들은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던) 2003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출루에 초점을 맞췄던 김태균은 "결국 홈런을 많이 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타율도 중요하겠지만 올해는 홈런을 더 많이 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현-최형우,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스타인 김상현과 최형우는 올 시즌 독기를 품었다. 무명의 설움을 딛고 전국구 스타가 된 이들은 지난해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김상현은 2009년 타율 3할1푼5리(448타수 141안타) 36홈런 127타점 77득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KIA의 우승 일등공신이었음은 물론 홈런, 타점 부문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잇딴 부상 속에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32경기에 출장, 타율 2할5푼9리(116타수 30안타) 4홈런 17타점에 그쳤다.

2011년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했던 최형우 또한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면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욱 크다. 후반기 들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율 2할7푼1리(461타수 125안타) 14홈런 77타점을 기록했지만 만족할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거포 본능을 발휘하며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는 게 김상현과 최형우의 한결같은 목표다. 전훈 캠프에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만큼 명예 회복의 가능성은 아주 높다.

▲박병호,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지난해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를 꼽는다면? 아마 야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주저 없이 박병호를 선택할 것이다.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박병호는 지난해 전 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469타수 136안타) 31홈런 105타점 76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1위에 오른 박병호는 정규시즌 MVP와 1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까지 동시 석권하며 지난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각종 시상식의 주인공은 그의 몫이었고 지난해 연봉 6200만원에서 254.8% 인상된 2억2000만원에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야말로 박병호 전성시대였다.

하지만 지난해의 활약이 올 시즌에도 보장된 건 아니다. 타 구단의 견제가 더욱 집요해질 게 불보듯 뻔하다. 지금껏 한 시즌 반짝 활약을 펼친 뒤 사라진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박병호는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3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