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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를 들어라

신오덕 2015. 3. 26. 15:48
[기자 24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의 실종
기사입력 2015.03.24 17:19:54 | 최종수정 2015.03.24 17: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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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만이 없어 너무 아쉽습니다. 한국 정부는 좋은 제도를 만들어놓고 왜 활용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주한 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다. 안충영 외국인투자 옴부즈만이 지난해 8월 동반성장위원장이 된 이후 옴부즈만 자리가 지금까지 공석인데, 이로 인해 외국 기업 입장에선 여간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외국상의 회장은 "외국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이 생기면 예전 같으면 서울 양재동 옴부즈만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지금은 외국 기업 담당부처인 세종시 소재 산업통상자원부까지 가야 한다"며 "한국 정부와 물리적 거리는 물론 심리적 거리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기존 옴부즈만이 해왔던 일을 산업부가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B외국상의 대표는 "내가 과거 옴부즈만을 자주 만났던 이유는 정부가 아닌 민간 기관이었기 때문"이라며 "옴부즈만은 정부에 말하기 어려운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편하게 상담하고 논의할 수 있는 상대였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옴부즈만의 장기 공석이 자칫 외국 기업의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C외국상의 관계자는 "중소 외국 기업들은 대형 외국 기업에 비해 한국 정부와 소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옴부즈만 부재 영향이 더 크다"며 "이는 결국 크기는 작지만 절대 다수 외국 기업의 대(對)한국 투자 환경이 악화되는 걸 뜻한다"고 지적했다.

기자는 외국 기업들이 이토록 옴부즈만 공석을 아쉬워하는 걸 듣고 안타깝기도 했지만 내심 반갑기도 했다. 옴부즈만이 설립 취지에 맞게 일을 잘하고 있었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옴부즈만 사무실을 통해 해결된 외국 기업의 애로사항만 4000건이 넘는다. 최근엔 해외에서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옴부즈만 제도를 공부해가는 사례가 늘어난다고 한다.

공은 한참 전에 정부로 넘어갔다. 1999년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설치된 옴부즈만 제도를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유명무실하게 놔둘 건지. 옴부즈만은 외국인투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하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