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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키는 사람을 찾아라

신오덕 2015. 7. 24. 08:20

추신수-이치로, 대반격 신호탄 쐈다 출처 OSEN|입력 2015.07.24 06:22

 

[OSEN=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 위상을 대변해왔던 추신수(33, 텍사스)와 스즈키 이치로(42, 마이애미)가 나란히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동안 부진하며 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이제는 서서히 털어내며 남은 일정을 조준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출신 야수 중 가장 고액 계약을 맺은 1·2위 선수인 추신수와 이치로는 올 시즌을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2013년 겨울 7년간 1억3000만 달러에 텍사스와 계약,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최고액을 기록한 추신수는 지난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FA 시장에서 새 소속팀을 찾는 데 애를 먹었던 이치로는 어렵게 마련한 둥지에서 MLB 3000안타를 향해 달려 나간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추신수는 전반기 80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 OPS(출루율+장타율) 0.689에 그쳤다. 4월을 9푼6리라는 미스터리한 성적으로 출발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핑계를 대기도 어려운 성적이었다. 왼손투수에 약세를 보여 타순도 오락가락했다. 이치로도 전반기 84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OPS 0.597을 기록했다. 한 때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긴 3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미국과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선수의 추락은 아시아권에서는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에 비해 강정호(피츠버그), 아오키 노리치카(샌프란시스코)가 좋은 활약으로 팬들의 관심을 뺏어가기도 했다. 나이와 기타 사정 때문에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역시 기본적인 기량은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한 번의 계기가 찾아오자 놓치지 않고 움켜잡아 반등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후반기 시작 후 왼손투수를 상대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등 시련을 겪었던 추신수는 22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첫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텍사스 역사에서도 8번째 있는 일이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 또한 경기 후 "추신수에게서 결연한 각오를 봤다"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한동안 좋지 않게 흘러갔던 여론을 일거에 뒤집는 화려한 폭죽이었다.

추신수는 23일까지 후반기 3경기에서 13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모두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23일에는 상대 선발이 왼손인 데라로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라인업에 그대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첫 타석부터 타점을 기록했다. 점점 늪에서 빠져 나오고 있는 추신수다.

이치로는 무안타 침묵에서 탈출한 이후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7월 9일 보스턴전에서 지긋지긋한 무안타 사슬을 끊은 이치로는 그 후 23일까지 10경기(선발 7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11일부터 21일 애리조나전까지는 7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꾸준한 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팀의 리드오프로 선발출장하는 등 벤치의 신뢰도 다시 회복했다.

두 선수는 뚜렷한 동기부여가 있다. 추신수는 몸값을 해야 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아직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인 만큼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이치로는 23일까지 2897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3000안타까지 103개가 남았다. 올해 달성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정도는 달성이 예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뛸 팀을 찾아야 하고 올해 성적은 그 난이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의 자존심들이 어떤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될지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