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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흐름을 감지하고 대책을 세워라

신오덕 2015. 8. 19. 14:59
[사설] 중국發 신흥국 경제위기 이미 시작됐다
기사입력 2015.08.19 00:03:02 | 최종수정 2015.08.19 0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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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중국 주식시장이 6% 넘게 폭락했다. 지난주 중국이 달러당 위안화 가치를 사흘 새 4% 넘게 절하한 데 이어 주가 폭락세가 재연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신흥국 통화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통화는 이미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했다.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도 무섭게 추락했다.

이는 중국발 신흥국 경제 위기가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을 뜻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중국은 올해 톈안먼 사태 직후인 1990년(3.8%)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지난 2분기 중국 성장률은 목표치(7%)에 턱걸이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전력 생산이나 자동차 판매 같은 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실제 성장률은 5%에 그쳤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 달러당 위안화 환율 예상치를 6.7위안으로 높이면서 한국,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칠레, 남아공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에 의존했던 자원 부국이나 아프리카와 남미 프런티어 마켓은 이미 위기의 한가운데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일머니가 말라가면서 외환보유액이 매주 20억달러씩 줄고 있다. 전체 수출 중 원유·가스가 75%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극심한 재정난에 직면했고 베네수엘라도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있다.

직간접적인 효과를 감안할 경우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한국 성장률은 0.17%포인트 하락한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분석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성장률이 0.5% 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로서는 중국발 세계 경제 침체가 본격화될 것을 상정하고 경제정책과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해야 할 때다. 당장 환 리스크 관리와 외화 유동성 실태부터 긴급 점검해야 한다. 해외 시장에서 물건을 팔기도 어렵지만 현지 통화로 받은 대금을 들여올 때 환차손이 커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4년 만에 최대인 5조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한 것도 심각하게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