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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라

신오덕 2015. 8. 21. 12:13
[사설] 최경환경제팀 다가올 위기 제대로 보고 있나
기사입력 2015.08.21 0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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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국회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는 측면이 크다"며 "시나리오별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중간재 수출이 늘어 다소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대외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위안화 절하 쇼크로 시장이 요동친 12일에도 "우리의 대중 수출은 중간재가 많기 때문에 위안화 절하로 중국 수출이 증가하면 우리 수출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어제 그는 사태를 조금 더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지만 사태의 엄중함에 비해 그다지 긴박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다.

우리는 최경환 경제팀이 과연 한국 경제에 불어닥칠 거대한 태풍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중국발 신흥국 경제위기는 하나의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신흥국에 몰렸던 자본이 1년 새 1조달러나 빠져나가고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는 줄줄이 폭락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떨어트리면 중국 수출이 살아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늘 것이라는 기대는 극히 단순하고 낙관적인 시나리오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꿈쩍 않던 중국이 급기야 위안화 절하라는 마지막 카드를 쓴 것은 더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단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경쟁적 평가 절하를 촉발하면 뜻한 대로 수출은 늘지 않고 격렬한 통화 전쟁만 초래할 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을 중국발 위기의 가장 큰 충격파가 미칠 나라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현 경제팀은 지난 1년 동안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매달리며 가계빚과 좀비 기업 문제를 미뤄놓았다. 지난 두 차례 위기 때처럼 고환율로 위기를 넘기도 어렵다. 그럴수록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 경제팀은 `시나리오별 대응`이라는 막연한 말만 할 게 아니라 당장 자본 이탈을 막고 좀비 기업을 수술하고 주택 수급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