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성공하라 본문

성공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성공하라

신오덕 2017. 8. 29. 09:13

[사설] 중기벤처 보호의 대상에서 혁신의 주역으로 키워라

  • 입력 : 2017.08.29 00:03:01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어제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벤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포스텍기술지주를 맡았던 만큼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을 이끌 막중한 책임이 있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발표한 소감문에서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면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늘었다. 그 결과 벤처기업 수는 지난 3월 기준으로 3만3646개에 달했다. 20년 전에 비해 16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양적 성장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이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같이 벤처에서 시작해 기존 산업 지형을 바꾼 `게임 체인저`가 나오기는커녕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렇게 된 원인은 벤처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탓이 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60% 이상이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기술력이 뛰어나도 적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거나 판로를 찾지 못해서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도 혁신 기술만 있으면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는 우리에게 꿈과 같은 얘기다.

4차 산업혁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데다 대기업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어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우리 경제가 성장률 2%대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생산성을 높일 혁신이 절실한데 대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2000년대 초 벤처투자 붐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중소벤처기업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을 보는 정부의 시각이 바뀔 필요가 있다.

지원과 보호의 대상이 아닌 혁신의 주역으로 키워야 하는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중소벤처부는 무차별적인 지원보다 실리콘밸리 같은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창업 기업들이 원활하게 투자를 유치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신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업 부담을 줄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