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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알고 대처한다

신오덕 2022. 8. 17. 14:01

尹정부 100일 선물?..곳곳서 포착되는 인플레 압력 약화 조짐

세종=전준범 기자 입력 2022. 08. 17. 12:53 댓글 16

 

 

뉴욕 연은 UIG 5월 4.88%→7월 4.73%
100달러 아래로 내려온 국제유가 영향

추경호 "9~10월 이후 물가 둔화 예상"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단행할 듯

출범 100일을 맞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플레이션과 전쟁’ 정도가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5월 5.4%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6.0%로 치솟은 데 이어 7월에는 6.3%까지 올랐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6%를 넘은 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이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윤 정부 입장에서 다행인 건 최근 주요 글로벌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수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자 연일 치솟던 물가 그래프도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윤 정부 경제팀도 9~10월을 정점으로 연말에는 고물가 흐름이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 11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 주춤하자 인플레 압력도 완화

17일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이 기관이 발표하는 ‘잠재적 인플레이션 지수(Underlying Inflation Gauge·UIG)’는 올해 5월 4.88%에서 6월 4.82%, 7월 4.73%로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UIG는 뉴욕 연은이 각종 경제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물가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파악하고자 만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UIG의 정확성을 인정해 참고 지표로 활용한다.

 

UIG 둔화에 영향을 준 건 현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된 배경인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이달 15일 기준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9.4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20달러를 웃돌던 지난 6월과 비교해 30달러가량 낮아진 것이다. 북해산 브렌트유(95.10달러)와 두바이유(94.6달러) 역시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고공 행진을 지속하던 국제 식량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8.6% 내려갔다. 14년 전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글로벌 농산물 가격은 한국 농축수산물 물가에 대체로 선행하는 흐름을 보인다”며 “추후 상황을 섣불리 예단할 순 없지만, 현 상황에서는 2011년 ‘식량 위기’ 수준의 문제가 불거질 것 같진 않다”고 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달 11일(현지시각)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PPI가 떨어진 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6월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9.1%)를 기록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지난달 8.5%로 둔화하며 물가 진정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게시돼 있다. / 연합뉴스

◇ 금리 인상은 당분간 이어질 듯…폭우·추석이 변수

인플레이션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윤석열 정부로서는 이런 국제 경제 흐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월 대비 0.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1일 기자단과 만나 “최근 석유류 가격 하락세 등을 고려할 때 9월에서 10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국제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는 흐름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통화 당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로 갈수록 안정화하더라도, 당장은 6%대 고물가 흐름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최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큰 침수 피해를 낸 폭우 사태와 추석 명절 등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추 부총리는 이달 13일 강원도 강릉에 있는 고랭지 배추밭을 방문한 자리에서 “피해 복구비와 재해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겠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이 특히 중요한 시기이므로 가격 불안 요인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