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스크랩] ♧ 자연을 벗한다는것 본문

성공

[스크랩] ♧ 자연을 벗한다는것

신오덕 2005. 8. 6. 12:49

   숲과 자연,인간에 대한 이야기글과 들꽃들의 아름다운 자태를 사진에 담습니다.
   글과 사진을 이용하실 분은 말씀 남기신 후, 출처를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수피아의 들꽃갤러리 오픈 - 둘러보실 분께서는 오른쪽 메뉴를 이용하십시오.



 

자연을 벗하여 사는 사람들이 참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들꽃이야기와 사진들이 넘쳐나고 오프라인에서는 온갖 자연동호회가 생겨 들과 숲을 거닐기 시작합니다.  

무관심으로 인한 자연환경파괴가 횡행했던 시절을 비교해보면 모두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소중함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기쁜 일인가 합니다.

지금 산과 들에는 사람들이 부산합니다.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산 정상을 위해 무거운 발디딤을 하는 이들이 있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밀하게 펼쳐진 들꽃과 나무들 사이를 거니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면 자연의 참된 벗으로서의 생활과는 아득히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자연과의 교감과 이해를 목적으로 한 감성관찰이 아니라 단순한 지식습득이라는 것에만 머물러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박한 세상살이를 정리해주는 숲

숲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숲에는 자그마한 이끼에서부터 극상림 수종이라 일컫는 참나무류까지 실로 다양한 나무와 풀들이 엉키어 살고 있습니다. 그 뿐입니까? 그 안에는 온갖 벌레와 곤충, 여러 동물식구들, 그리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균류까지 속속들이 들어차 삶을 겨루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연을 벗하여 살며 그들 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와 같은 삶의 얽혀짐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우리의 숨 가쁘고 각박한 세상살이를 정돈하고자 함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숲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숲 자리에 서서 들꽃의 이름만 알고자 하고 나무의 이름만 알면 끝이 됩니다. 이름 이외에 더 이상의 이해는 필요치 않으며 이의 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뭇사람들로부터 신망을 얻는 기준치가 되는 것입니다.

자연해설을 나가서 예쁜 꽃을 마주하면 처음 물어오는 질문 하나가 ‘이름이 뭐예요?’입니다. 이름을 이야기 해주면 더 이상의 질문은 없습니다. 서둘러 저마다 사진기를 들이대고 꽃 이름을 메모지에 적고는 자리를 뜨기 시작합니다. 이름만 알면 그에 대한 모든 것은 자연히 해결되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갈매기난'이란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실상 이름이란 것은 그 식물의 허울일 뿐이며, 이 이름이란 것도 인간이 그들을 구별하기 위해 나름의 약속에 의해 붙여놓은 것일 뿐입니다. 물론 그 약속된 이름을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야 좋은 일이긴 하겠지만 오히려 그 이름에 종속되어 자연을 이해하는 가치척도로 삼아져서는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벗한다는 것의 참된 의미는 도심에서 잃어버린 소리와 내음, 빛깔을 온전히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숲에서 들리는 소리의 다양함과 피부에 닿아 살살거리는 바람의 간지러움, 간혹 눈을 어지럽히는 찬란한 빛깔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야 말로 참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그들과 벗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생각을 달리 해야겠습니다.
구름이 흐르는 모습이 소리로 들리고, 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향기로 느껴지며 재잘거리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손끝에 만져질 수 있도록 마음의 길, 행동의 길을 다시 잡아야 하겠습니다.

 
가져온 곳: [실크로드]  글쓴이: ♧실크로드 바로 가기
 

 
가져온 곳: [http://blog.daum.net/kijns0609]  글쓴이: kimjins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