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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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몸부림

신오덕 2005. 12. 28. 09:45


몸부림 
글/ 이 문 주 
스산함이 
옷깃 스치며 지나가고 
빈 가지 사이를 메우는 바람은 
땅위에 내려 앉아 
그윽한 국화향을 훔친다 
가을을 벗어버린 나무에게 
빈 가지 울음 
쏟아내게 하는 겨울은 
의기 양양한 채 
안감힘으로 버티며 지킨 
마지막 한잎 남은 옷마져 
벗어달라고 매서운 눈초리 
가을은 그렇게 
겨울에 밀려 떠나가고 
끝없이 울려 퍼질것만 같았던 
영혼의 노래는 
하얀 눈속으로 사라진다 
쓸쓸함만이 존재하는 
계절 끝자락에서 
빈 몸으로 마지막을 인사하던 
억새들의 춤사위는 
이미 멈춘지 오래 
스산한 바람만 머문다 
겨울 맞은 들국화의 가녀린 몸짓 
아쉬운 작별이 싫어 
약해진 햇살로 
마지막 향기를 뿜어내고 
쓸쓸한 미소 긴 한숨... 
그렇게 
수많은 이야기를 남긴 계절은 
긴 여운 남긴 채 떠나가고 
겨울에게 나의 텃밭을 내어준다 
출처 : 봉정암 가는 길
글쓴이 : 김영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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