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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보컬트레이닝 체험기

신오덕 2006. 2. 25. 17:14

 

 

 

최승현기자의 보컬트레이닝 체험기

 


‘비처럼 음악처럼’(김현식)과 ‘사랑할수록’(부
 
활)으로 점철된 노래방 인생.
 
 
이제는 끝내고 싶다.
 
 
누가 나를 도울 수 있을까?
 
그녀는 해답을 줄 것 같았다.
 
SG워너비, 김범수, 김창렬 등 인기 가수들을
 
도맡아 가르친 ‘호랑이’ 보컬 트레이너 박선주
 
씨에게 4일간 8시간 트레이닝을 받았다.
 
 
작년 최고 인기곡 중 하나인 ‘소몰이 창법’의
 
대가 SG워너비의 ‘살다가’를 선택했다.

 

 

◆“눈치 보지 마라”

 

첫 과제는 “가사를 외워오라”였다.

 

20번 이상 노래를 반복해 들었지만 헷갈린다.

 

목소리는 기어들어간다.

 

“외우긴 했는데 눈치를 보는군요.

 

 

사람들 반응, 신경쓰지 마세요.” 3번째 가창

 

도중, 아예 “담력을 키워주겠다”며 다른 작업

 

실에 있던 생면부지의 사람 5명을 한꺼번에 불

 

러들이는 선생님.

 

“헉~”, 호통을 피하려 힘껏 불렀다.

 

 

◆“입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하라”

 

발성 강습은 ‘충격’과 함께 시작됐다.

 

“말을 딱딱 끊으면서 비음을 많이 쓰는 평소

 

발성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그런 발성이 지적이라거나 강하다고 느껴 무

 

의식 중에 나오는 것 같다.

 

입이 나오고 하악골이 좁은 것도 공명에 안 좋

 

다.”

 

“울다가, 울다가, 울다가, 너 지칠 때~”, 선생

 

님이 갑자기 등과 배에 손을 대더니 상체를 90

 

도 각도로 꺾는다.

 

“가슴에 손을 대보세요. 진동으로 손에 찌르르

 

 

하는 느낌이 오나요?”

 

 

상체를 숙이고 7번 노래한 뒤, 8번째 가창에

 

천천히 상체를 올렸다.

 

 

고음역에서 턱과 목 앞쪽이 뻐근하던 느낌이

 

사라졌다.

 

직립 자세에서도 가슴이 울린다.

 

“노래는 가슴과 입을 울려 밖으로 나오는 것.

 

입이 가슴에 있다고 생각하라”는 게 발성론의

 

핵심이다.

 

 
▲ 본보 최승현 기자가 보컬 트레이너 박선
 
주씨로부터 노래 훈련을 받고 있다.
 
목에 힘이 들어간다고 드럼 스틱으로 지적
 
받고 있는 모습. 조인원기자
 

 

 

◆“강약강약이 아니라 약강약강으로”

 

“R&B는 물론, 팝과 가요 대부분은 ‘강약강

 

약’의 1·3박이 아니라 ‘약강약강’의 2·4박에 힘

 

을 주는 게 기본이에요.”

 

 

우리 상식과는 반대다.

 

20분쯤 노래에 맞춰 박수만 쳤다.

 

 

그러나 어느새 1·3박으로 바뀌는 박수.

 

진도를 위해 집에서 혼자 연습해보란다.

 

 

◆“입안 공간을 활용하라”

 

내 앞에 선, 선생님이 양손 새끼손가락을 입에

 

쑥 집어넣었다.

 

그리고 양 어금니로 각 손가락을 살짝 깨문

 

뒤, 빼낸다.

 

 

“이렇게 해서 생긴 공간은 좋은 노래를 위해

 

반드시 활용돼야 한다”고 했다.

 

입을 동그랗게 만다는 생각으로 십여 차례 노

 

래했다.

 

 

◆“노래는 놀이”

 

짧지만 집중적인 훈련.

 

 

‘맛보기’였지만 “자꾸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

 

이 생긴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선생님이 평가한 최종 성적표.

 

발성은 D에서 B+, 음정은 C에서 B, 리듬은 F

 

에서 F, 발음은 D에서 B+, 감정은 D에서 C였

 

다.

 

 

“65점에서 시작해 89점으로 끝났네요.”

 

마지막 당부는 “노래는 놀이라는 걸 잊지 말

 

라.”

 
 
입력 : 조선일보 200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