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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축구

신오덕 2006. 6. 13. 18:36

 

[만물상] 즐기는 축구

 

 


1967년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지역이 독
 
립을 선언하면서 터
 
진 내전에서 200만명
 
이 학살당하고 굶어
 
죽었다.
 
 
 
3년을 끈 비아프라
 
내전이 딱 사흘 그친 적이 있다.
 
 
 
양측은 1969년 1월 휴전 사흘 동안 전투를 벌
 
이는 병사를 총살하겠다고 공포했다.
 
 
 
나이지리아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하러 브라질
 
팀을 이끌고 온 펠레를 보기 위해서였다.
 
 
 
정부군은 펠레를 전투 접경지로 에스코트해
 
다리 중간에서 반군들과 만나게 해줬다.
 
 
 
축구경기가 끝나자 살육전은 다시 시작됐다.

 

 

 

▶“우리 고장 팀이 이긴 날 사랑을 고백하면

 

뜻을 이룬다.

 

진 날 구애하면 따귀를 맞는다.”

 

 

 

축구에 울고 웃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프로리

 

그의 승패를 일상의 길흉으로 여긴다.

 

 

 

브라질에선 승리한 도시의 이튿날 공장 생산

 

율이 12.3% 늘고, 패하면 사고율이 15.5% 증

 

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잉글랜드가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하자 이민

 

떠나는 사람이 급감하더니 4년 뒤 4강에도 들

 

지 못하자 이민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축구도 거칠어진다고

 

한다.

 

 

2차대전 직전인 1938년 월드컵에선 한 경기당

 

평균 4.67골이 터졌다.

 

 

 

한국전과 경제불안이 겹친 1954년엔 5.38골까

 

지 치솟았다.

 

 

 

평화가 정착된 60년대 이후엔 평균 3골을 넘

 

지 않았고 80년대부터는 2골에서 맴돌고 있

 

다.

 

 

 

사회가 평화롭고 안정되면 안전한 수비축구가

 

득세하고, 전쟁과 불황이 닥치면 사람들도 투

 

쟁적·모험적으로 바뀌어 공격축구가 성하다는

 

이론의 근거다.

 

 

 

▶‘미친 서포터가 돼 보지 않고 사랑이 무언지

 

어찌 알겠니…추가시간에 경기를 져 보지 않

 

고 눈물이 무언지 어찌 알겠니’(월터 사아베드

 

라·절대로).

 

 

사람들은 오늘 왜 축구에 열광하는가.

 

 

삶이 너무 뻔하고 예의 바르고 안전하기 때문

 

일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 위기, 위험 같은

 

것을 먹고살기 원한다.

 

그 갈증을 축구장의 질풍노도가 대신 풀어준

 

다.

 

 

 

영웅이 사라진 시대, 축구라는 현대의 이교(異

 

敎)는 선수들에게 신을 닮은 영웅의 서사를 바

 

란다.

 

 

 

▶내일 새벽 1시 월드컵이 개막한다.

 

 

월드컵에 관한 한 한국사회는 전폭 지지라는

 

완벽한 합의를 이룬 것 같다.

 

 

마치 국운이라도 걸린 듯하다.

 

축구는 그러나 즐기는 것이다.

 

 

 

축구가 펼쳐내는 드라마와 경기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자.

 

 

 

모든 것 다 걸듯 하지 말고 한바탕 난장 축제

 

의 생명력을 누려보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를 사랑하는 것이

 

다.” 펠레의 말이다.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tjoh@chosun.com
 
입력 : 200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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