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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안정을 찾으면 성공한다

신오덕 2008. 7. 30. 13:55
 
Added Time-진단을 내릴 수 없는 박주영의 '병'
 

[축구공화국] ▲ 한국 축구를 위한 '추가시간'

 

Added Time < 1편 > -박주영이 앓고 있는 병

 

몸에 힘이 없다.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지만 의욕도 기력도 없다.

 

병원을 찾았지만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 진단을 내릴 수 없는 아픔, 현대 의학으로 알아낼 수 없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나 스스로에게 달렸다.

 

아무도 정확한 원인이나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 슈팅 타이밍이 늦는다거나 집중력이 떨어져서 혹은 단순한 슬럼프일 뿐이라는 원론적인 얘기할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의 기술위원들도 그를 오랜 시간 데리고 있었던 박성화 감독도 증명할 수 있는 '병명'을 알아내지 못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박주영이다.

진단을 내릴 수 없는 '병'

박주영의 골 침묵이 길다. A 대표팀에서도 K-리그에서도 박주영의 골을 본지 오래됐다.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은 있었지만 필드 골은 없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뛸 수 없었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제외하더라도, 최종 예선에서 그리고 이어지고 있는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골은 없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에서 가장 가까운 그의 골 기억은 지난 2006년 11월 열렸던 지금의 일본 올림픽 축구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였다.

 

골 침묵이 길어지고 있어 많은 사람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진단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선수가 수긍하며 고칠 수 있는 진단은 내려지지 않고 있다. 정확한 부진의 이유를 모르니 치료가 늦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박주영이란 선수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의 부진은 한두 경기 혹은 한두 달에 걸쳐진 것이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아시아 청소년 축구선수권과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 그리고 그 해 K-리그에서 신인왕을 차지하며 보여준 폭발력 외에는 딱히 박주영을 좋은 공격수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기억은 없다.

 

굳이 기억을 더하자면, 2006년 독일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우즈베키스탄-쿠웨이트로 이어졌던 중요한 원정 두 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을 뽑아냈다는 기억 정도다.

 

이 역시 2005년의 일이었다.

 

이후 2005년 만큼의 박주영은 없었다.

 

물론 2007년 박주영은 잦은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인 지금까지 길게 이어져 오고 있는 그의 부진은 단순한 슬럼프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05년을 제외한 지난 2년 6개월 동안 박주영은 분명 기대만큼의 스트라이커는 아니었다.

 

그리고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그의 부진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이겨내야 할 '병'

 

진단을 내릴 수 없다고 평생 병을 달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군가가 도와주지 못하는 일이라면 결국 그 일은 나 혼자 해결해야 한다.

 

도움받을 길이 없어 야속하고 답답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를 스스로 풀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 박주영은 그런 문제에 봉착해 있다.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는 그래서 혼자 풀어내야 하는 문제 말이다.

 

이런 박주영의 부진에 대해 혹자는 그것이 박주영이 가진 기량의 전부라고 얘기한다.

 

2005년 K-리그에서의 돌풍은 K-리그의 선수들이 박주영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문전 앞에서의 골 결정력 부족은 단순한 슬럼프가 아니라 그 자체가 박주영의 수준이라는 얘기를 한다.

 

골로 평가되어지는 공격수 박주영을 놓고 볼 때 그들의 그런 주장은 사실 틀리지 않다.

 

그러나 남는 미련은 골을 제외한 공격수 박주영의 모습 때문이다.

 

지난 2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후 치렀던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보여준 움직임도 그랬고, 가장 최근에는 코트디부아르 올림픽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그랬다.

 

박주영의 경기력은 골이란 부분만 빼면 완벽에 가까웠을 정도였다.

 

물론 공격수에게 골이란 빼놓을 수 없는 전부다.

 

'움직임이 좋으면 뭐하나, 공격수라면 골을 넣어야지'라는 일부의 투정을 그냥 받아넘길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모든 부분에서의 움직임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은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고, 결국 그 골이란 풀지 못한 마지막 문제가 박주영을 진단 내릴 수 없는 병을 가진 선수로 만들었다.

 

진단을 내릴 수 없는 병이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이겨낼 수 있는 병이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고 있는 박주영이다. 남은 건 혼자다.

 

혼자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 병을 혼자 이겨내는 것이 박주영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냉정하지만, 골을 넣지 못하는 공격수는 공격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씩 그런 일이 있듯, 누구도 도와주지 못하는 문제를 혼자 풀어야 할 때가 있다.

 

박주영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때고, 스스로의 힘을로 병을 이겨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