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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중심에 서라

신오덕 2014. 9. 19. 11:01

 

[매경춘추] 출판을 다시 길목에
기사입력 2014.09.16 17:37:32 | 최종수정 2014.09.16 17: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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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한 지 곧 10년이 되는 소설가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번도 출판단지에 가보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깜짝 놀라자 또 다른 소설가는 딱 한 번 가봤다고 했다. 출판단지가 그만큼 길목에서 비껴서 있구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은 가장 빠른 미디어는 아니지만 한 사회의 척추를 지탱하고 건강성을 유지하는 종류의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자연스럽게 증식하는 정보, 우연하고 새로운 기획, 접목과 변주 같은 것들은 언제나 길목에서 발생한다. 길목에서 벗어나 외따로 떨어져 있다는 것은 미디어 산업으로서는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출판단지 20년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다.

2009년에서 2012년까지 출판단지에서 편집자로 일했는데, 무척 고립감이 드는 곳이었다. 사람이 많은 거리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흐름이 읽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늘 텅 비어 있었다. 무엇보다 교통이 나빠서 폭설이 오면 도로 사정이 심각했고, 두 번이나 버스 사고를 당했다. 운이 좋아 다치지 않았지만 다친 사람도 많았다. 3호선이나 경의선과의 연결이 조금만 나았어도 그렇게 출퇴근길이 괴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자가용 운전자가 많은데, 애초에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았으므로 주차난이 심각하다.

출판사들도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이 닿는 곳으로 돌아오려고 노력 중이긴 하다. 다양한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흥미로운 북 카페들이 도심지에 들어서고 있어 반길 일이지만, 직접 일하는 사람들이 소외되어서야 진정 길목에 있다고 할 수 없겠다. 심한 경우 아침에 파주로 출근하여 미팅 때문에 서울에 다시 나왔다가, 팀 회의를 하러 도로 파주로 간 다음 거기서 퇴근하여 또 돌아와야 하는 편집자들도 있다. 다섯 시간을 길에 버리는 셈이다. 업무의 질,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불편을 개인에게 모두 지워서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장 어쩔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모든 게 다 서울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하지만 특히 미디어 단지라면 자연스러운 길목에 위치하도록, 정책을 세우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람들이 깊이 생각해주면 좋겠다. 한 산업의 성쇠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세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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