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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철과 신념
마음으로 선물을 하라 본문
[매경춘추] 명절 선물의 미래 | |
기사입력 2014.09.05 14:47:15 | 최종수정 2014.09.05 14:52:21 |
우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서 보내는 선물이라면 괜찮은데, 아무래도 명절 선물은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 배명훈 소설가의 작품 `타워`에서는 선물로 오가는 양주가 화폐 기능을 함에 착안하여 케이스에 전자 태그를 붙여 한 도시의 권력 구조를 살피는 내용이 있다. 불편한 관계, 잘 보여야 하는 관계, 마음 없이 주고받는 관계들이 아무래도 훈훈하고 푸근한 경우보다 많지 않을까 싶다. 미래의 명절 선물은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간소해질 것 같다. 허례 없이 정말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전하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어떤 품목들이 점점 인기를 얻을까 생각해보았다. 일단 자리를 많이 차지하거나 손질이 어렵거나 쉽게 상하는 품목은 선호되지 않을 것 같다. 채식주의자가 느는 추세니 고기세트도 주춤할 것이다. 세대 구성원의 수는 줄어드니 과일도 큰 박스보다는 작은 포장이 되지 않을까. 과자류가 인기이려나 싶지만 저탄수화물식의 선호 추세도 고려해야 한다. 어쩌면 명절 선물도 스마트폰으로 흡수될지 모르겠다. 물류와 운송 비용, 환경에 나쁜 과대 포장을 떠올리면 기분이나 모양은 좀 덜 나도 바람직할 것이다. 더불어 문화상품의 비율이 조금 올라가면 좋겠다. 집집마다 선물받은 음식을 쌓아두고 먹느니, 요즘 다시 조금 늘고 있다는 독특하고 작은 서점들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이나 가까운 공연장의 예약권은 어떨까. [정세랑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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