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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을 통한 경영혁신을 하라

신오덕 2014. 12. 12. 11:16

[사설]강성 노조 살판난 서울메트로-도시철도 지하철 통합

 

입력 2014-12-12 03:00:00 수정 2014-12-12 03:00:00

서울시가 지하철 1∼4호선과 5∼8호선을 각각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2016년까지 통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두 공기업의 누적 부채가 4조6400억 원이나 된다며 “통합을 통한 경영혁신으로 낭비와 비효율을 줄이고 만성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통합으로 인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하는 등 부채 절감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나 인력 감축 구상은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지하철 5∼8호선이 운영을 시작하기 전인 1995년 서울시가 지하철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시철도공사를 발족시킨 건 노사 분규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거대 노조가 파업이라도 벌이면 1호선부터 8호선까지 한꺼번에 멈춰 서울 시민의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조직이 방대해져 효율적 관리가 어려울뿐더러 경쟁 없는 독점체제로는 서비스도 나아질 수 없다고 봤다.
실제로 서울지하철노조는 1987년 결성 이후 공공 분야의 대표적 강성 노조답게 해마다 노사 분규와 파업을 되풀이했다. 철도노조 파업 때는 동맹파업을 위협해 시민들이 지하철까지 끊길까 봐 불안해했다. 작년에는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해 ‘손실금 50% 보전’이란 과실을 따냈다.

두 공사가 합치면 직원 수 1만5600명의 거대 조직이 탄생해 강력한 교섭력의 ‘공룡 노조’로 변신할 게 분명하다. 박 시장은 “열린 투명 경영과 (노조의) 경영 참여 보장으로 신뢰가 쌓이면 (파업) 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했으나 지난해 지하철노조에 퍼주듯 돈으로 파업을 막는다면 시민 부담만 늘어날 공산이 크다.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까지 도입한다니 제 살 깎는 개혁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벌써 서울메트로 노조는 쌍수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메트로는 적자 1295억 원, 도시철도공사는 2877억 원을 기록했다. 부실 덩어리인 두 공사를 통합하면서 구조조정을 안 하겠다는 것은 적자 경영으로 인한 부채를 국민에게 떠넘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민들에게는 실익을 주지도 않으면서 빚더미 공기업의 덩치를 키워 강성 노조에 날개만 달아주는 꼴이 되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