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과 균형의 과제를 해결하라

[기고] 공영 TV홈쇼핑 개국에 바란다
기사입력 2015.07.15 17:33:19 | 최종수정 2015.07.15 17:34:19	0 0 싸이월드 밴드

지난 14일 중소기업 제품과 농수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영 홈쇼핑인 `아임쇼핑`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미 여러 곳의 홈쇼핑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홈쇼핑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기존 홈쇼핑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공익성과 기업성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큰 과제다. 채널 번호도 상대적으로 뒤에 있어 고객 인지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출발한 공영 홈쇼핑이 제 역할을 수행하려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공영 홈쇼핑은 창조경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창조혁신 제품의 유통·판매 채널로서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정부의 창업 지원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매년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수천 개의 B2C 혁신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초기 고객과의 접점을 찾지 못해 사업 실패 위기를 겪고 있다. 새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개발한 제품이 고객에게 검증도 받지 못한 채 사라져가는 것은 창조경제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 공영 홈쇼핑은 이들 중 상품성이 우수한 제품을 선별해 판매함으로써 창의적 기술과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 기회를 높여주게 될 것이다. 기존 홈쇼핑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지 않도록 공익성 실현에 충실해야 한다. 기존 홈쇼핑의 매출액 평균 영업이익률이 15%라고 한다. 동일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유통 업태인 백화점은 7.4%, 대형마트는 5.1%, 대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 4.6%에 비해서도 TV홈쇼핑의 영업이익률이 과도하게 높은 측면이 있다. 공영 홈쇼핑은 이러한 관행을 탈피해 필요한 수익률은 유지하되 중소기업인, 농어민, 소비자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공영 홈쇼핑이 공익 주주로 구성돼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한 이윤 추구의 부담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경영 방식이다. 공영 홈쇼핑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기업으로서 건강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경영 모델이 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홈쇼핑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막상 기회를 얻게 돼도 과도한 판매수수료와 무리한 방송 비용 떠넘기기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큰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뇌물수수 등 비정상적인 거래 관행이 만연해 지난해 모 홈쇼핑은 `비리 종합선물세트`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은 이제 근절돼야 한다. 바람직한 공영 홈쇼핑의 역할은 기존 홈쇼핑과 보완적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TV홈쇼핑에서 홍보하는 상품들이 대동소이하다고 느낀다. 이는 인지도가 높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영 홈쇼핑은 창조혁신 제품의 초기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해 홈쇼핑 산업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공영 홈쇼핑을 통해 상품성이 확인된 제품은 일정 기간 후 졸업시켜 기존 홈쇼핑으로 옮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홈쇼핑 채널과 제휴해 신속하게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늘려야 한다. 해외 바이어들은 국내 시장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공영 홈쇼핑에서 창조혁신 제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케팅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새로 태어난 공영 홈쇼핑이 성공하려면 궁극적으로 통합 유통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모바일, 인터넷 쇼핑몰과 연계해 채널 간 연계 효과와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 창조혁신 제품의 유통·판로 채널로서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와 업계의 지대한 관심 속에 출범한 `아임쇼핑`이 창조경제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이 필요하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