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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가 왕이지

신오덕 2005. 5. 9. 12:57

[일사일언] "자본가가 왕이지"


 

황진미·영화평론가
 
입력 : 조선일보  2005.05.06 18:25 21'
 

‘동갑내기 과외
 
하기’는 매우
 
‘리얼’한 코미디
 
이다.
 
 
영화 속 과외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우리사회의 가치관을 ‘올 누드’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적당히 시간 때우다 가라”는 학생의

 

말처럼, 선생은 ‘지식’을 파는 자가

 

아니라 노동시간을 파는 ‘계약직

 

노동자’이다.

 

 

이를 아는 그들에겐 지식을 파는 자

 

로서의 긍지나, 사는 자로서의 존중

 

같은 ‘허위의식’이 없다.

 

 

또한 ‘날라리’ 여고생이 명품을 좋아

 

하는 것이나, ‘촌닭’ 여대생이 ‘서울대

 

생’을 선망하는 것이나 하등의 차이도

 

없음이 지적된다.

 

 

영화 속 애나 어른이나 ‘자본이 최대

 

의 가치’라는 것을 의심치 않으며,

 

지성이 어떤 권위를 지닌다고 믿는

 

이는 없다.

 

 


세계적인 기업가 이건희씨가 명예

 

학위를 받는 과정에 곡절이 있었나

 

보다.

 

 

400억을 기부 받았으니, 그 정도 예우

 

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말에, 왜

 

하필 그 예우가 ‘명예철학’ 박사인지

 

를 묻는 것은 ‘고대인(古代人)’

 

다운 우문이다.

 

 


‘명예’라는 단어의 반어적 쓰임은

 

차치하고라도, ‘철학’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학문’에 대한 존중이 이미

 

말살되었음을 ‘동갑내기 과외하기’

 

의 흥행을 보고도 눈치 채지 못했단

 

말인가?

 

 


▲ 황진미 영화평론가

거기에 2000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의 형평도 무시한

 

채 보직 교수단이

 

사퇴하고, ‘회장님’

 

께서 ‘내 부덕의

 

소치’라고 논평하는

 

장면들에서, 중신

 

들이 일제히 ‘망극하다’ 며 석고대죄를

 

청하고 왕이 자신을 ‘과덕지인(寡德之人)’

 

이라 칭하는 사극을 떠올리는 것도

 

당연하다.

 

 

‘자본’주의 시대이므로 ‘자본가’가

 

왕인 것을, 그럼 몰랐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