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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조건

신오덕 2005. 5. 19. 21:41

 


 

 

[만물상] 미인의 조건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입력 : 조선일보 2005.05.19 21:29 07'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楊貴妃)
 
와 궁녀들을
 
거느리고 연못
 
에 나와 노닐고
 
있을 때였다.
 
 
모두들 하얀 연꽃을 보고 감탄하자 현종
 
이 양귀비를 가리키며 치켜세웠다.
 
 
“연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내 말을 알아
 
듣는(解語) 이 꽃만은 못하지.”
 
 
이때부터 ‘해어화(解語花)’가 미인을
 
가리키는 말 중 하나가 되었다.
 
양귀비는 “얼굴을 돌려 한 번 웃으면
 
백 가지 교태가 생긴다”(백거이 ‘장한가’)
 
고 할 정도로 타고난 미모였다.
 
 
궁궐의 분 바른 여자들이 그 앞에서
 
얼굴빛이 없을(無顔色) 수밖에 없었다.
 
 
부끄러워 볼 낯이 없다는 뜻을 지닌
 
‘무색(無色)하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미인을 평가하는 데 권위자였다는

 

청나라 초 이어(李漁)는 하얀 피부,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 검은 눈썹,

 

봄에 갓 돋은 죽순 같은 손, 작은 발을

 

미인의 조건으로 꼽았다.

 

여기에 ‘몸의 향기’를 덧붙이기도 한다.

 

경국(傾國)의 미색으로 꼽혔던

 

초련향(楚蓮香)이 외출을 하면 향수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늘 나비들이

 

그의 둘레를 돌며 따랐다고 한다.

 

 

▶서양은 미인의 조건을 따지는 데

 

좀더 분석적이고 구체적이다.

 

B 에리스는 세 개는 희고(피부 이 손),

 

세 개는 검고(눈 속눈썹 눈썹),

 

세 개는 붉고(입술 뺨),

 

세 개는 넓고(가슴 이마 눈과눈사이),

 

세 개는 가늘고(허리 손 발),

 

세 개는 풍부(입술 가슴 엉덩이)

 

해야 한다고 했다.

 

 

▶아프리카 바히마족들은 걸을 때

 

뒤뚱거릴 정도로 살이 찐 여성일수록

 

예쁘다고 한다.

 

남편의 경제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미얀마의 한 부족에선 목에 링을

 

여러 개 칭칭 감아 목을 새처럼 길게

 

만들어야 미인 소리를 듣는다.

 

 

미인의 조건을 따지는 일은 나라와 문화,

 

시대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각 사회가 여성에 대해 요구하는

 

욕망과 환상의 표현이다.

 

 

▶가수 이효리와 함께 국내 휴대전화

 

광고 모델로 출연하게 된 북한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 조명애씨의 외모가

 

화제다.

 

 

둥근 얼굴에 시원하게 생긴 전형적인

 

북한 미인상(像)이 아니라 날씬한 몸매

 

와 갸름한 얼굴, 쌍꺼풀 눈이 ‘남한 기준’

 

으로 뽑은 북한 미인이라는 것이다.

 

 

이효리와 함께 광고를 찍는다는 말을

 

듣고 조씨는 “짝진다(처진다)”며 싫다

 

고 했다 한다.

 

 

그러나 2002년 8·15 행사 때 왔던 조씨

 

모습에 반해 팬클럽까지 만든 한국

 

젊은이들의 열광이 광고회사로 하여금

 

그를 카메라 앞에 세우게 한 것이다.

 

조씨의 광고 출연이 북한사회의 미인

 

기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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