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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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는 오래 살고 싶지않다.

신오덕 2005. 7. 28. 16:37

나의 집은 용인의 작은 시골마을에 있다.
직장이 서울이라 매일 서울로 출퇴근 길이 때론 고되기도 하지만
그 재미를 아는 사람은 기름값이 아깝지 않다.
그 재미란, 시골에서 서울로 향하는 풍경과 또 서울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예사 사람들의 서울이란 도시에서 움직이는것과는 사뭇 다른 기쁨이 있다는것이다.
나야 중학교때부터 서울에서 학교다녔고 현재는 직장도 다니고 있는 나는
용인쪽에 가까운 친구들이 없어 외로울때도 있다. 그래서 서울사는 
지인들에게 오히려 서울로 이사와서 살것을 충고받지만 나는 홀로되신
어머님과 함께 사는 시골생활을 청산하기는 매우 어려운일이라 할수있다.
그 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터잡고 사시던것이 중학교때 일이니
고향이나 진배가 없는 곳이다.
내가 사는 시골마을에는 팔,구십노인네들이 논,밭일을 한다.
가호수가 팔십여가구 되어도 시골이라 어른들 끼리는
그 집 숟가락 숫자까지 꽤차는 처지이고 도시의 생활이 아니라서
빤한 형편들이 오히려 알면 알수록  더 안쓰럽고 짠하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식이 없는것도 아니도 사연들이야 많겠지만
나름데로 대도시로 나가 돈도 벌고 잘 산다고 하는데 기껏 잘해봤자
명절때나 한번 씀벅 얼굴 한번 보이는 것이 거의 모든 마을풍경인것 같다.

노인들만 득시글거리는 마을에는 자기 이름으로된 논밭은 
자식들 공부시키고 혼사시키고 집사주느라 다 팔아치우고
남의 이름으로된 밭에서 소작하고 계시는거다.
또한 먹는거 입는거는 밭에서 나는것으로 연명하고 용인시장통에서
싸구려로 파는 것들로 입는다는것이다.
들리는 얘기나, 직접 이야기를 해봐도 다 그 정도이지 거꾸로
떵떵거리며 자식덕 보는 부모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그중 다 찌그러져 가는 집에서 혼자사는 해경이 할매가 있다.
자식 여섯을 낳아 뼈빠지게 농사일하고 안입고 안먹어서
대학교까지 모두 보냈다는데
누구하나 찾아주는 자식이 없다길래 
내가 욕한마디 했는데 돌아오는 말이 꼭 자식자랑이다.

'지들 잘먹고 잘사는것 보면 된기라~
품에 자식이고 장성하면 남인기라~
그래도 우리 아들딸들 다 출세했지라우~
큰아들은 이름난 신문사에 댕기고
둘째는 인천에서 큰 횟집하고 세째딸과 넷째딸은
미국으로 이민가서 슈퍼하고 미용실을 한답디다.
다섯째는 사업허고 막내는 서울에서 알아주는 무역회사댕겨서
나도 자식농사는 잘한기여
암만 내 새끼들 출세 하고 말고~~'
그래도 이번 추석명절에는 한놈이나 올랑가 모르것네 하시던
눈망울이 촉촉해진다.

어쩌면 시대가 변해서 그러러니 하고 넘어가려해도
자식키우는 입장에서 그들도 그 자식에게 그런 대접 받으면
그때 피눈물 쏟을 것인지 그래봤자 후회막급이고 부모죽고나서
상여뒤에서 목청것 울어봐도 헛일이라는것을 왜 모르는지
그래도 자기 자식들은 과외시키고 랭귀지스쿨 보내고나 있지는 
않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것에 목을 메라고 까진 않겠는데
굽은 허리에 신경통에 아픈 육체는 나 몰라라하고 자식의 안위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아는 지 모르는지 그저 
돈이 최고가 되고 그 돈 더 벌기 위해서 부모가 뭘 먹는지 어디가 아프신지
관심이 없는 이 나라의 요즘 세태는 물질문화만 팽배하고 정신문화는
후퇴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참 무심한 바람같다는 느낌~!
나는 묻고 싶다.
그런 자식이라는 작자들이 말하는 '사람의 자리''부모의 자리'는
과연있는지 그것이 황금만능주의에다가 자본주의가 판을 쳐서
그런 문화를 만들었다고,
세월탓으로 돌리기는 너무 화가나고 헛헛해진다.
나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
글:파흔(坡欣)
그림:화가 이상원님

父母의 10가지 恩德.
첫째는 잉태하여 수호해 주신 은혜니라. 
둘째는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감수하신 은혜니라. 
셋째는 자식을 낳고서야 근심을 잊으신 은혜니라.
넷째는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먹이신 은혜니라. 
다섯째는 마른 자리는 자식에게, 진 자리는 어머니가 누우신 은혜니라. 
여섯째는 젖을 먹여 주시고 키워 주신 은혜니라. 
일곱째는 부정한 것도 깨끗이 씻어 주신 은혜니라. 
여덟째는 길 떠난 자식 걱정하는 은혜니라. 
아홉째는 자식 위해 악업도 마다 않는 은혜니라. 
열째는 한없이 연민하는 은혜니라. 
[父母恩重經" 中에서]

 
가져온 곳: [낭만주의 사수하기]  글쓴이: 파흔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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